'치솟는 원자재 가격·환율' 악재가 호재로···종합상사, 역대급 실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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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1-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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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코인터, 연간 영업익 사상 첫 1.1조

  • LX인터내셔널·현대코퍼레이션도 호황

  • 에너지·환율 실적 수혜 끝나가 우려도

지난해 호황을 맞은 종합상사가 속속 역대급 실적을 낼 전망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시장 위축 속에서도 오히려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고환율이라는 호재를 만나면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이어 다른 종합상사 역시 호실적이 예견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경영 환경이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상사 가운데 처음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해 1조174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상사부문은 물론 최근 확장하고 있는 에너지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며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종합상사 역시 순차적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LX인터내셔널은 31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삼성물산은 다음 달 1일, 현대코퍼레이션은 다음 달 첫째 주에 지난해 경영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인터뿐만 아니라 LX인터내셔널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X인터가 지난해 매출 19조1798억원,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건 처음이다. 2021년 영업이익 6562억원 대비 2배 수준이다.
 
종합상사가 호황을 맞은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고환율이 있다. 대부분 제조기업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높아지면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과 달리 트레이딩(중개무역)을 하는 종합상사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오히려 ‘마진’이 더 커진다.
 
또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최근 상사를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점도 실적 상승을 이끈 배경으로 작용했다. 종합상사는 사업 구조상 수익성이 낮은 트레이딩 대신 최근 직접 자원 개발부터 해외 광구에 대한 투자까지 에너지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인터는 미얀마를 비롯해 호주 세넥스에너지 등 해외 각지에서 가스전 발굴과 같은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최근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함에 따라 LNG터미널과 발전소까지 보유하게 됐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카타르와 오만 LNG 광구에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까지 받은 누적 배당금만 362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1년 연간 배당금인 172억원 대비 2배를 넘는다. 그만큼 지난해 LNG 등 원자재 시장이 호황이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고환율 상황 역시 종합상사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지속해서 오르면서 10월 1442.5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종합상사는 트레이딩 시 달러로 마진을 받기 때문에 이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익에 따른 수혜를 입게 됐다.
 
다만 올해 종합상사 호황이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호황을 이끌었던 고환율 상황도 끝나가고 있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7일 기준 1235원까지 떨어지며 더 이상 환차익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또 원자재 가운데 곡물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트레이딩 마진이 작년 대비 작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사들은 물건을 사서 파는 트레이딩 특성상 (수익에) 한계가 있어 에너지 등 신사업을 계속 확장해 이익을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환율이 내려가고 있는 건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0년 미얀마 A-3 광구 해상 시추선에서 마하 유망구조 가스 산출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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