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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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03-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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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며 주목받은 조성진은 현재 거장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다. 꾸준한 연주를 통해 전세계인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전해주고 있는 조성진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Q. DG 새앨범 핸델 프로젝트를 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A. 베를린에서 작년 9월에 녹음했어요. 5일동안 했는데 5일 차에는 관객 몇 분을 모시고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쳤어요. 그게 스트리밍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녹음을 할 때 라이브 느낌을 주기 위해서 관객을 모시고 연주회처럼 하는데요. 캠프 버전은 끝나고 앵콜 느낌으로 했어요.
 
Q. 코로나 시기에 어떻게 보냈나요?
A. 잘츠부르크에서 베를린으로 넘어왔어요. 1월에는 미국에서 있었고 시애틀 등에서 리사이클을 하고 다양한 공연을 했어요. 팬데믹 전과 비슷하게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처음에는 1년 정도 쉬어서 적응이 잘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괜찮아요. 바쁘게 지내는 게 살아 있는 것 같아요(웃음).

처음에는 2020년 상반기에 온라인 콘서트만 하면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불안했어요. 근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저한테 집중할 수 있었고 헨델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악보를 사서 혼자서 쳐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한 것들을 많이 해봤는데 헨델 음악이 많이 와닿았어요. 그리고 내후년쯤 녹음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헨델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A. 바흐 음악을 녹음하거나 연주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바흐가 조금 더 복잡한 것이 있다면 헨델은 더 가슴에서 나오고 멜로디틱한 면이 있어요.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은 저에게는 헨델이 처음에 접하기에는 쉬웠어요. 근데 공부를 하면서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어렸을 때 영재 아카데미를 다녔는데 당시에 20대 안에 바흐와 베토벤 전곡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제 이해가 되더라고요.

바흐와 바로크 음악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30대쯤이면 브람스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섣불리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연히 브람스 연주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인터뷰 때 앞으로 몇 살 때 어떤 것을 해야겠다는 말은 자제해야될 것 같아요(웃음).
 
Q. 핸드 피아노를 통해 선보인 이유는 뭔가요?
A. 핸드 피아노로 하는 것이 표현을 하는데 더 유리한 것 같아요. 바로크 음악은 해석의 폭이 넓거든요. 베토벤이나 낭만시대보다도요.
 
Q. 바흐 평균율이나 베토벤 소나타 전곡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A. 섣불리 말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30대 안에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모르겠어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은 많은 음악가가 하고 싶어할 것 같아요. 40살 안에는 하고 싶어요.
 
Q.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슬럼프라기 보다 집중이 되지 않고 실력 향상이 정체됐을 때는 제가 피아노 치는 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많이 봤어요. 그게 쇼팽공부를 하기 전이니 벌써 10년 정도 됐네요. 하지만 이제 이 방법을 하진 않아요. 보통 자기가 친 것을 자기가 들어봐야 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언제부터 한 것 같아요. 제 생각을 고집하다 보면 제 음악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못받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시에는 극복한 것 같아요.
 
Q. 레파토리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A. 바쁜 것을 좋아해서 계속 새로운 걸 하면서 희열을 느껴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영상 인터뷰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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