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고···배 처분하는 중소 컨테이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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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3-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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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선사 구조금융 1680억 늘어나

  • 1월에만 컨선 13척 폐기...2022년 폐선의 2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불황에 빠진 컨테이너선 시황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내 중소형 컨테이너선사들이 자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가 국적 선사의 자본확충과 구조개선을 위해 지원한 금액은 2조2958억원(누적기준)으로 전년(2조1278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해운업계는 국책은행과 공사의 구조금융이 해운 시황이 급락한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황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초 5109.6을 기록했으나, 같은 해 7월 22일 4000선이 무너지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현재는 909.72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일반적으로 중·소해운사의 손익분기점을 1500, 대형 해운사들의 손익분기점을 1000 수준으로 보는데, 지금의 운임지수는 대형 해운사마저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수치다.

다만 2020년부터 시작된 2년간의 역대급 해운 호황으로 현금을 쌓아둔 대형선사의 경우, 향후 10년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의 체력을 비축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중소 해운사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해운업계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 믿었던 선사들은 자산을 비축하기보다는 배를 사들이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해진공이 지난해 선박 확보 자금으로 선사에 빌려준 돈은 누적 8861억원으로 전년(2658억원) 대비 233.37% 증가했다. 급격히 오른 금리도 해운사들의 부담이 됐다. 같은 기간 해진공의 해운사 대출이자 지원금은 1283억원에서 1407억원으로 9.66% 늘었다.

해진공 관계자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부터 중소 해운사의 선박을 매입하고, 판매 선사에게 임대해 주는 공공선주 사업을 시작했다. 중소 해운사들이 손익분기점을 지킬 수 있었던 사업 초창기에는 자산매각 문의가 사실상 전무했으나, 올해 들어 관련 문의가 증가했다. 해진공 측은 올해 중소 해운사들을 중심으로 자산매각이나 유동성 확보 문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운업계 지원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으로는 선사들이 컨테이너선을 폐기하는 움직임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올해 1월에만 13척의 컨테이너선이 폐선업자에게 판매됐다. 배를 해체해 스크랩으로 만드는 폐선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재활용 업자에게 판매된 컨테이너선은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6척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달 만에 지난해 폐기된 선박보다 2배 많은 선박이 재활용업자에게 간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들의 경우는 앞으로 10년을 버틸 유동성 자산을 마련했지만, 중소 해운사들은 무리한 선박 매입을 강행하면서 충분한 자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배가 늘어나면 오히려 손해가 커질 수 있는 불황이기 때문에 올해는 선박을 매각하거나, 폐기하는 선주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항에 정박된 소형 컨테이너선박 [사진=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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