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레이드 판이 바뀐다]① 전대미문 '쿼드러플 적자'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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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3-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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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對)일, 만성적자 '시름'…대(對)중은 9개월 연속 적자

  • 무역적자 1년째…경상수지도 상품·여행수지 적자 확대

  • "수출 회복 지연시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경계할 필요"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미증유의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에 캐시카우였던 대중 무역까지 9개월 연속 수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역수지 적자가 확실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서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을 우려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한 교역과, 무역·경상수지에서 모두 적자를 보는 사상 초유의 '쿼드러플 적자'가 엄습하게 된다.

26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대일 무역수지는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한 1965년부터 지난해까지 57년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한·일 갈등이 본격화한 2019년 일본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191억6064만 달러로 오히려 줄었지만 지난해 241억551만 달러로 다시 확대됐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로 반도체 소재 등의 수입이 줄면서 적자 폭이 감소했다가, 교역 상황이 안정되자 예의 적자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경제 협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대일 무역적자 기조가 바뀌긴 어렵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를 중심으로 한 교역량 증가가 우리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무역 흑자국이던 중국으로의 수출 여건도 악화일로다. 지난달 대중 수출액은 전월 대비 24.2% 줄어들어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다. 이 기간 지난해 9월 한 달을 제외하면 모두 무역적자였다. 

정부가 기대하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예상 밖으로 저조하다. KB경영연구소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소비 회복이 다시 둔화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경제가 나아지더라도 우리 경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2.8%로 낮아졌다. 지난 14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대중 수출 증가율이 2021년 22.9%에서 지난해 3.7%로 급락했다. 

무역적자 행진 속에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 적자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최대치였다. 수출 부진에 상품수지 적자가 70억 달러를 넘어선 데다 여행수지 등도 적자 규모가 커진 탓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중국인 여행객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경상수지에서 무역 관련 지표인 상품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지난달 역시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 3~4월 배당 시즌에는 달러가 국외로 빠져나가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정부가 공언하는 연간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녹록지 않은 이유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상반기 수출 부진 전망이 우세해 경상수지 회복을 위해서는 하반기 반도체 사이클 반등이 중요하다"며 "경상수지 회복이 지연되면 외환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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