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계열 LCC 에어부산·에어서울 손발 묶인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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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5-3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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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과 합병 후 통합 LCC 가능성

  • 신규 항공기 도입 등 적극 투자 어려워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항공업계 호황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탄생할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가능성에 기재 도입이 쉽지 않은 데다 정부로부터는 운수권 배분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미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제동을 걸고 있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경쟁력은 갈수록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올해 기재 도입 대수는 0대다.

현재 에어부산은 21대, 에어서울은 6대의 기재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기간 항공기 대수를 26대에서 21대로 줄였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가 탄생한다. 다만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의 심사허가가 발표돼야 합병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합병 이후 통합 LCC의 장기적인 전략이 나오기 전까지 사업 확대 속도도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합병이 무산될 경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에 더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계열 LCC는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양사의 회복률은 다른 LCC보다 더디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올 1~4월 공급석은 219만266석으로 2018년의 80%대 회복률에 그치고 있다. 특히 부산발 노선 회복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의 50%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284만1036석으로 2018년 공급석(295만3758석)을 넘어섰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2018년보다 23%, 46% 뛰어넘은 공급석을 제공하고 있다. 

양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가능성을 이유로 운수권도 제대로 배분받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최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몽골, 중국, 필리핀 등 12개 노선 운수권을 배분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인천, 에어로K 등과 달리 두 회사는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다. 

향후 통합될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 운수권이 쏠리면 이후 독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진에어만 대표로 운수권을 가져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몽골 노선은 인천~홍콩 노선 대비 항공권 가격은 3~4배가량 비싸면서도 탑승률은 80~90% 수준을 유지해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지난해 4월에도 양사는 운수권 배분에서 소외된 바 있어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인도네시아와 항공회담을 여는데 또 제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에어부산은 인도네시아까지 취항할 수 있는 A321-200 NEO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양사는 저가 티켓과 정규직 축소 등으로 버티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에어부산의 올 1분기 국제선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0% 낮아진 17만9202원이다. 에어서울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이용료만 결제하면 되는 0원 항공권을 선보였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정규직 수를 줄이고 계약직 수를 50% 늘렸다. 

다만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장기화할수록 계열 LCC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출범 초기부터 영업적자로 부분자본 잠식 상태였던 에어서울은 코로나19 이후 완전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2018년 98.8%에서 지난해 869.4%로 9배 가까이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확정까지 손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며 "합병이든 무산이든 서둘러 결론이 나야 장기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A321LR 항공기 [사진=에어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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