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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3) 입은 닫고 귀를 열어야 - 겸청즉명 편신즉암(兼聽則明 偏信則暗) 현 정권의 인사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자리에 앉힌 사람이 나중에 능력 부족이 드러났다거나 무슨 문제를 일으켰다면 변명의 여지라도 있겠으나 사전에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한 사안들로 꼬투리를 잡히기 때문이다.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2월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28시간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를 필두로 해서 요즘 야당의 탄핵 공세에 시달리는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그러했고 마치 릴레이 경주라도 하듯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 역시인사청문회에서 어김없이 자녀 학폭
- 2023-11-28
- 14: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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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2) 뿌리로 돌아가기 - 낙엽귀근(落葉歸根) 유재혁 에세이스트 등산을 썩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산을 찾는 계절이 가을이다. 울긋불긋한 단풍의 유혹이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리라.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마다 여름이 길어지니 가뜩이나 짧은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가을인가 했더니 산속은 이미 단풍이 끝물이다. 찬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계절의 끝자락을 지키며 힘겹게 매달려 있던 나뭇잎들이 제법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수수 떨어진다. 겨울로 가는 문턱 입동도 이미 여러 날이 지났다. 산에서 이따금 마주치는 다람쥐도 평소 때보다 바빠 보인다. 긴 겨울을 나려면
-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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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1) 말을 먹고 살찌다- 식언이비(食言而肥) 유재혁 에세이스트 <'중국 성어로 세상 읽기' 연재를 시작하며> 흔히 고사성어로 일컬어지는 성어(成语)에는 장구한 중국의 역사가 축적되어 있다. 신화나 고사(故事), 혹은 고대 시문(詩文), 민간속담 등에서 비롯된 성어는 역대 선인들의 지혜가 빛을 발하고 언어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보석 같은 존재다. 성어는 바꿔 말하면 관용어, 숙어이고 영어로는 이디엄(idiom)에 해당된다. 시의적절한 성어 한 마디는 단박에 공감을 이끌어내고 좌중을 압도하는 결정적 한방이 되기도 한다. 고사성어의 본고장 중국의
- 2023-11-02
- 09: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