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혼삶이 대세되고 4인가족은 희귀해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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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4-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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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혼·고령화로 4인이상 가구 첫 20% 밑돌아

  • 1인가구 60%가 "만족"…여성일수록 더 선호

  • 서울인구 3개월새 7만 줄고 경기·세종 늘어

  • 전남·경북·전북·강원 등 초고령사회 진입

2016년∼2021년 3월 세대원수별 비중 변화. [자료=행정안전부]


대한민국 인구가 지난해 사상 첫 감소 이후 올해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4인 이상 가구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신 1인 가구는 늘어 전체 가구의 40%를 눈앞에 뒀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70만5905명으로, 지난해 말(5182만9023명)과 비교해 12만3118명 줄었다. 거주불명자 직권말소를 제외한 자연적 요인(출생-사망)에 따른 감소는 1만370명이다.

거주불명자 직권말소는 지난해 말 시행된 주민등록법 개정안에 따라 5년 이상 장기간 거주지를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용됐다. 전국 읍·면·동에서 동시 조사해 3월 말 11만6177명이 직권말소됐다. 이들은 이번 인구통계 집계에서 제외됐다.

◆사라지는 4인 가구···1인 가구 대세

인구는 줄었지만 가구 수는 증가했다. 전체 2315만7385가구로 지난해보다 0.28%(6만4277가구) 늘었다. 반면 1분기 평균 가구원 수는 사상 최저치인 2.23명으로 떨어졌다. 꾸준히 감소하던 4인 이상 가구도 처음으로 20%를 밑돌았다. 역대 최저치인 19.6%로 조사됐다.

대세는 1인 가구였다. 3월 말 기준 913만9287가구를 돌파해 전체 가구 가운데 39.5%를 차지했다. 2016년 744만6665가구에서 2017년 772만5203가구, 2018년 808만5526가구, 2019년 848만8621만 가구로 매년 30만~40만 가구가 증가했다. 지난해엔 900만 가구를 돌파했다.

2인 가구도 꾸준히 증가해 546만2850가구를 기록, 전체에서 23.6%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6년 456만8962가구(21.5%)에서 2019년 512만9120가구(22.8%)로 500만 가구를 돌파했다. 1·2인 가구 총비율은 63.1%로 지난해 말(62.6%)보다 0.5% 포인트 증가했다.

1·2인 가구가 많아 2030 젊은 층이 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10년간 연령·계층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제 2011년과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아동(0~17세)이 19.6%→14.8% △청소년(9~24세)은 20.5%→16.4% △청년(19~34세)은 22.6%→20.2%로 감소했다.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65세 이상이 11.2%→16.3%, 70세 이상이 7.5%→11.1%로 각각 늘었다.

유엔 기준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고령사회에 접어들어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전남(23.7%), 경북(22.0%), 전북(21.6%), 강원(21.0%) 등 4곳이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부산(19.6%), 충남(19.3%)도 초고령사회에 가까워지고 있다.
 

2020년 말 대비 올해 1분기 시·군·구별 인구 증감 현황. [자료=행정안전부]


◆서울 인구 줄고 세종·경기 늘어

행안부는 지역별 인구 이동(변동)은 사회적 요인(전입-전출)에 따른 증감과 거주불명자 직권말소 영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광역시·도별로 세종시(36만명)와 경기도(1347만명)만 올 1분기 인구가 지난해 말보다 늘었다. 서울(960만명)은 3개월간 6만9981명이 감소했다. 이 중 직권말소된 거주불명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4만3922명으로 집계됐다.

시·군·구 증감은 경기 시흥시(8220명)·평택시(7061명)·남양주시(6961명) 등을 포함해 총 45곳에서 인구가 늘었다. 반면, 서울 송파구(△6549명), 경기 성남시(△5756명), 경기 부천시(△5205명) 등을 포함한 181곳에는 인구가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거주불명자 직권말소가 가장 많았던 만큼 자치구별 인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송파구뿐만 아니라 노원구(△4759명), 관악구(△4708명), 강남구(△4435명), 은평구(△4334), 강북구(△3977명), 동대문구(△3962명) 등이 전국 시·군·구 인구 감소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 읍·면·동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기초연금 등 20여종 행정서비스 이용내역을 조사하고 시·군·구 자체 조사로 거주불명자를 추렸다"며 "서울이 유독 많은 이유는 기본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주불명자는 주민등록 번호는 있지만, 거주지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예컨대 노숙인 등이 있다.

인구 감소에는 자연적 요인도 만만찮다. 그나마 지난해 말 자연적 요인에 의한 인구 감소 폭에 비해 올 1분기 감소 폭은 다소 줄었다. 하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올 1분기 출생(등록)자 수는 작년 동기보다 7.6%(5614명), 2011년 1분기보다 45.7%(5만7410명) 감소했다. 사망(말소)자 수는 작년 대비 3.5%(2824명) 감소한 반면, 10년 전보다는 15.5%(1만525명) 증가했다.

◆1인 가구 각양각색··· 젊은 층 은퇴 후 고민
 

[그래픽=아주경제DB]


1인 가구 증가 원인은 나이별로 다양하지만 주로 사회구조적 변화에 기인한다. 다른 지역 진학과 미혼·만혼·비혼주의 확산, 맞벌이나 자녀 교육으로 인한 기러기 부부 등이 해당한다. 노년층에서는 사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은퇴 후 노후 준비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는 은퇴 후 평균 5억7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모은 돈이 목표액의 5분의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조사는 전국 만 25~59세 1인 가구(연소득 1200만원 이상, 1인 가구 생활 3개월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월평균 123만원 정도 투자·저축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실제 평균 투자·저축은 60% 수준인 74만원에 그쳤다. 지금까지 준비한 은퇴 자금도 평균 22.3% 수준이었다.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액은 141만원으로 주로 식비(16.8%)와 쇼핑·여가(9.5%), 교통·통신비(6.6%) 등에 쓰였다. 코로나19 이후 지출이 줄었다는 1인 가구(33.9%)가 늘어난 가구(28.1%)보다 많았다.

자산 종류별 비중은 △입출금·현금(MMF·CMA 포함) 25% △예·적금 47% △투자자산 27%로 집계됐다. 조사대상의 50.9%가 "코로나19 이후 기존 보유한 금융상품을 해지하고 현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현재 주식·펀드를 가진 1인 가구의 64.8%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펀드에 새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결혼 의향과 관련해선 23.4%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17.7%)보다 6%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대로 "결혼을 언젠가는 할 예정"이라는 의견은 42.5%에서 33.4%로 감소했다. 1인 가구 지속 의향을 밝힌 비율은 56.7%였다.

한편으로는 1인 가구도 고충이 많았다. 이들은 현재 경제활동 지속 여부(38.1%)와 건강(33.6%), 외로움·심리적 안정(31.3%), 주거·생활환경(18.4%) 등을 주로 걱정했다.

연구소 측은 "1인 가구 생활을 자발적 의지로 시작하고, 장기간 지속하려는 의향이 높았다"며 "약 60%가 만족감을 나타냈고, 남성보다 여성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안전·위험에 대한 걱정이 증가했다"며 "경제적으로 가장 큰 걱정은 은퇴자금과 주택자금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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