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리스크에 위험자산 공포 ↑…일시적 위협으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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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9-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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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정부 빨리 나서야"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숭숭하게 맍들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헝다발 불안에 다우종합지수가 1.78% 하락하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가격이 오르면서 금리는 하락했다. 달러로 자금이 몰리면서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의 가격도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금융 위기기 전세계 경제에 파장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언제, 어떻게 헝다 그룹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인가를 두고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만약 공산당 정부가 헝다 그룹의 파산을 막기위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을 경우에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 주주들은 물론이고,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헝다 그룹은 국외발행 회사채 상환 마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시에서 헝다그룹이 짓고 있는 복합문화관광단지 건설 현장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정부 개입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지미 창 수석투자담당자는 "다들 중국 정부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면서 "헝다그룹은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으며, 만약 헝다 그룹의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위기는 확산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이 풍부한 국유 기업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창은 중국 정부가 신속하게 문제 해결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헝다그룹 위기에 주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20일 3대 주요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중국발 금융위기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창 담당자는 “부동산은 중국 경제와 가계의 안정에 매우 큰 역할을 하는 부문이다. 주택보유율은 90%가 넘는다"면서 "수많은 이들이 투자의 수단으로 아파트를 구매했으며, 만약 헝다 위기가 제대로 통제되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지정한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헝다 위기의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창은 짚었다. 그는 "만약 중국이 헝다 그룹의 위기로 인해 큰 타격을 입는다면, 나머지 세계 경제도 여파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CNBC는 "시장은 헝다그룹의 위기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똑같은 위기를 불러올 것으라고 보고 있지는 않지만, 변동성은 당분간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최고투자 책임자는 "중국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운 것은 중국이 불투명한 시스템이고,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명확한 답을 도출해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라면서 "은행 시스템은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도 정부가 개입할 수 있지만, 일정 기간 동안 다른 부동산 기업들에 대한 단기적인 자금 조달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변동성과 위기 확산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가 개입해 안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라이더는 지적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지난 1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헝다 그룹이 파산하더라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금융 위기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1998년에 나타난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야데니 대표는 "(헝다 위기는) 1998년에 발생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주요 은행들이 빠르게 개입해 처리한 LTCM 사태와 비슷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에 거의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LTCM은 1998년 러시아가 외채에 대한 지불유예를 선언하면서 파산했다. 당시 미국 증시는 일시적으로 급락했지만, 이후 연준과 주요 은행이 사태 해결에 나서면서 빠르게 해결됐다. 야데니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원리에 따라 중국 정부의 개입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시장의 반등은 한동안 힘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중국 투자에 대한 신뢰 급락 

헝다 그룹의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뒤흔드는 충격파를 가져오지 않을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한 투자를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중국 정부의 계속되는 규제에 이어 헝다 그룹의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투자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에리언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정부가 금융 부문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교리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이은 규제와 헝다 사태로 중국이 투자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인식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가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헝다 그룹의 파산은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제니 정 아시아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헝다가 채무불이행 직전에 있어, 중국의 일부 부동산 회사들은 높은 수준의 고통을 전가 받으면서 붕괴 위험을 맞닥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 관련한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자금난을 겪게 된 헝다 그룹의 위기가 다른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재정 상태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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