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다자외교 재개한 文, 임기 마지막 외교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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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10-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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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27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시작으로 유럽 4개국 순방

  • 아세안·G20·COP 참석…방역 모범국 등 국제 위상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한·아세안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자외교를 재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행과 맞물려 임기 말 마지막 외교전을 펼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28~31일 이탈리아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3~4일에는 2001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헝가리를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통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을 앞세워 공동 극복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선 추가 상향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하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조우도 중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아세안 화상 회의 이어 이탈리아·영국·헝가리 공식 방문

문 대통령은 27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2년 연속 화상으로 참석한다.

올해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는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10개국들과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역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역내 및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개최되는 제24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보건, 금융·경제 등 주요 분야에서의 아세안+3 협력 강화 방안 관련 의견을 교환한다.

같은 날 저녁 제16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역내 및 국제 정세에 대해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국의 기여 의지도 표명한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마친 뒤, 28일 출국해 다음 달 5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 4개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먼저 29~31일 2박 3일 일정으로 이탈리아 로마와 바티칸시국을 찾는다. 이탈리아와 바티칸 연쇄 방문은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29일 바티칸시국 교황궁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다. 당시 교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전제로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30~31일에는 로마 이탈리아에서 사람, 환경, 번영을 주제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G20 기간 바이든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도 추진 중이다.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COP26에서 기조연설과 의장국 프로그램인 ‘행동과 연대’ 세션 발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유럽 마지막 일정으로 다음 달 2~4일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방문 첫날 2019년 헝가리 선박사고 한국인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추모할 예정이다.

3일에는 아데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별도 회담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가 참여하는 다자 안보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V4)과의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4일에는 한·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4개국 정상들과 각각 양자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 “아세안 백신 보급 속도…아세안, 연대·협력 모범”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제22차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한·아세안 공동성명을 통해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향한 우리의 한층 강화된 의지를 천명하게 돼 매우 뜻깊다”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비준을 올해 안에 마치고, 오늘 체결한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과 한·필리핀 FTA도 조속히 발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아세안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신남방정책을 토대로 한 한·아세안 협력의 성과를 종합하고 미래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는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공동 비전 성명의 이행을 위한 한·아세안 행동계획’의 완전하고 효과적인 이행, 한·아세안 싱크탱크 전략대화 등을 통한 신규 협력분야 발굴 등의 내용이 들어갔다.

RCEP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인도·뉴질랜드 6개국을 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사이의 무역 협정을 하는 일종의 FTA다. 미국과 일본 주도로 추진됐다가 진전이 없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보다 참여국이 5개국이 많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는 코로나 극복과 더 나은 회복을 위해 더 깊은 우정을 나눠야 한다”면서 “최근 백신 보급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퍼지고, 빈번한 생산 차질로 세계경제 회복이 제약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백신이 부족한 나라의 어려움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어려움으로 연결되고, 결국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 극복의 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글로벌 백신 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은 지난 반세기 하나의 공동체로 발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하나의 아세안, 하나 된 대응의 정신을 구현하고 연대와 협력의 모범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은 동아시아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를 함께 넘었다. 한국은 아세안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한국은 아세안의 친구로서 코로나를 함께 극복하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참가국 정상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아세안 의장국인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은 아세안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인 동반자 중 하나”라며 “한·아세안 관계가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정국인 베트남 팜밍찡 총리는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반영한 ‘한·아세안 공동성명’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 간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오늘 체결된 ‘한·캄보디아 FTA’를 통해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위도도 대통령은 “디지털경제와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분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제로섬이 아닌 윈·윈 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라오스 판캄 총리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원을 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지속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아세안 협력은 모범적이었다”면서 “한·필리핀 FTA 타결을 환영하며 더 심화된 협력을 이뤄가자”고 당부했다.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한국이 ICT 기술을 이용해 역학조사와 확진자 동선을 확인한 사례에서 보듯이, 이 분야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국 쁘라윳 총리와 말레이시아 이스마일 총리는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유엔 SDG 모멘트 행사에 참여해 문화외교를 펼치며 전 세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사실을 축하했다. 이들 정상들은 BTS의 연설에 깊이 공감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의제 발언에서 역내 백신·치료제의 공평한 배분과 공중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한·아세안 보건·백신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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