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여행업협회 ]

"코로나19 확산 이전 새해는 여행 성수기였습니다. 아이들 겨울방학과 맞물리며 해외여행 시장이 활개를 쳤지요. 그런데 예기치 않은 역병이 시장 전체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렸고, 꼬박 2년을 아사 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2년, 과연 언제쯤 완전 정상화할 수 있을까요. 여행업계에도 볕 들 날이 오긴 하겠지요?"

여행사 관계자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이제 볕 들 날만 남았다고 생각합시다"라며 애써 웃음 지어봤지만 착잡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향해 힘차게 전진해야 할 시기임에도 발걸음에 힘이 스르르 빠진다. 새해 첫날 아침 서서히 떠올라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태양처럼 여행시장도 빛이 가득하길 바라고 바랐지만 여전히 암흑 속이다.

2021년 하반기는 해외여행 재개 움직임이 엿보이며 시장 활성화에 기대감을 안기기도 했다. 사이판(북마리아나제도)·싱가포르와 여행 안전 권역(트래블 버블)을 체결하며 해외여행 재개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10월께부터는 휴직했던 직원들이 복직하고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가속하며 정상 운영에 힘을 실었다.  그동안 열망했던 '진짜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은 판매 실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연말연시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이 홈쇼핑 등 각종 판매 채널을 통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에 또다시 좌절을 맛봤고, 또다시 멈췄다. 침체한 여행시장에 훈풍이 분 지 1개월여 만이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선언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했던 정부는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오미크론과 코로나19 확진자 수에 풀었던 규제를 다시 꽁꽁 묶었다. 지난해 12월 3일부로 해외 입국자 대상 10일 자가격리 조치까지 시행되며 활기 넘치던 여행업계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기존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던 국가조차도 격리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해외 입국자 대상 자가격리 지침이 오는 2월 3일까지 연장됐다. 자가격리 조치 연장에 따른 여파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행사 관계자들은 울분했다. 자가격리 여부는 여행상품 판매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행업계는 침울한 분위를 안고 새해를 맞았다. 규제 속에서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여행사는 야심 차게 준비한 2022년 사업계획은 첫걸음을 떼지 못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연간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여행업계는 터지는 울음을 삼키며 상황이 나아질 그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업계는 불확실한 상황을 견뎌야 하는 하루하루가 애가 탄다. 그래도 버텨야 하는 이유는 있다. 언젠가는 다가올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현 가능성 없는 막연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한 달 남짓이었지만 지난해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한 차례 맛봤던, '해외여행 재개'라는 달콤한 기억을 품었던 업계다. 

전 세계 여행업계도 올해 해외여행 시장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귀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오미크론 확산 등 악조건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예측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2021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해외여행 지출이 올해 대비 9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예방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많은 도시가 규제를 완화할 것이고, 이에 따른 해외여행을 통한 지출이 국내여행 지출을 추월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 69.4% 감소한 해외여행 지출은 2021년 다소 회복(9.3% 증가)했고, 올해에는 93.8%로 껑충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대로라면 여행시장 회복은 분명 헛된 꿈이 아니다. 확산세가 주춤하고 이에 따라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 위축됐던 여행 심리도 다시금 기지개를 켜게 될 것이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비친다'고 했다. 위기의 2년을 보낸 업계는 이제 더는 떨어질 곳이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피를 토하는 고통을 감내하며 2년을 견뎌온 업계다. 이를 악물고 버텨 위기를 극복하자. 대외 변수에 속수무책으로 무릎 꿇는 업계가 되지 않도록,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여행시장의 상황에 안팎으로 단단히 준비하다 보면 곧 볕 들 날이 오지 않겠는가. 

넉넉하게 소비하는 한 해를 향한 희망, 그리고 업계에 먹구름이 걷히고 볕 들 그날에 대한 기대가 힘겨운 오늘을 살아내는 업계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 것이다.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놓지 말고 언제든 뛰어오를 수 있다는 포부를 갖고 조금만 더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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