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 직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주중 최소 3일 출근하고 나머지 근무일에 재택·원격으로 일하거나, 아예 근무일 5일 모두 재택·원격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직원들이 개인의 선호와 조직 내 상황을 고려해 이 두 가지 근무 형태 중 하나를 6개월마다 선택할 수 있게 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 제도를 오는 7일부터 시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2014년 직원 개인이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는데, 이번 커넥티드 워크는 업무 공간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제도를 발표하면서 "당사의 자율, 책임, 신뢰에 기반한 일하는 문화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일하는 시간과 장소에 연연하기보단 일의 본질에 집중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시간에 이어 공간으로, 업무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네이버의 실험에서 경쟁력 있는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 인재를 유치하고 경쟁사나 다른 업종으로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 모든 산업계에서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위협이 완화됨에 따라 지난 2년 간 유지했던 전면 재택근무 지침을 철회하고 사무실 출근을 재개했다.

직원 입장에선 재택근무 덕분에 물리적으로 출·퇴근하는 부담을 덜고 여가 시간을 늘릴 수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 출근 재개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퇴사와 경력자 이직이 빈번한 글로벌 IT·SW 업계에선 출근을 요구하지 않는 회사로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트위터 등 이름난 글로벌 기업조차 이 때문에 인재가 떠날까봐 우려한다.

네이버의 주3일 출근 또는 완전 재택근무 선택제가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이한 국내 산업계에 벌어지고 있는 2차 SW인재대란의 전선을 더욱 확장할 전망이다. 앞서 2000년대 초중반 '닷컴버블'이 붕괴하면서 IT업계의 인재 확보 방식이 기존 신입 채용·육성에서 경력직 영입 중심으로 바뀌고, 이에 따라 당시 IT기업이 몰려 있던 '테헤란밸리'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SW개발자 이직 사태가 이른바 '1차 SW인재대란'이다.

그로부터 20년 만에 국내에 코로나19가 촉발되고 확산하는 시기에 기존 IT산업뿐 아니라 전통산업에 속한 기업까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화두로 삼으면서 모든 산업 영역에서 SW인재 수요가 폭증했다. 산업계는 기존 민간·공공 교육 시스템으로 배출되는 SW인재로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지난해 'SW인재대란'이 재발했다고 진단한다.

대형 게임사와 중견SW기업들은 지난해 2차 SW인재대란과 맞물려 심화한 인력난에 맞서 기술분야 직원 보상·처우 수준을 높이는 데 큰 투자를 감행했다. 유명 디지털 기업들은 기존 재직자들의 이탈 사태를 방어하기 위해 전 직원의 연봉을 이례적인 수준으로 일괄 인상했다. 새로 합류하는 경력 입사자를 위한 고액의 축하금(사이닝보너스)과 높은 연봉 하한선을 제시하는 사례도 유행처럼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파격적인 처우 개선을 약속하는 기업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미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고려해 당분간 임금을 보수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분위기가 짙다. 오히려 이런 기업에선 늘어난 인건비 부담 때문에 다른 투자를 더욱 보수적으로 검토하고 높아진 보상·처우 기준만큼 신규 인재 채용에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기업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유치하려는 이유는 결국 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싶기 때문이다. 연봉이나 보너스 등으로 인재의 역량에 걸맞은 보상을 주는 것은 해당 인재를 통해 더 뛰어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국내 SW인재의 전반적인 임금 수준은 해외 대비 낮은 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산업과 시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높아질 여지도 많다. 다만 물질적인 보상 강화는 인재 확보를 위한 방안의 시작일뿐, 마지막이 될 수 없다.

다른 기업들도 '일의 본질'을 고민하고 성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찾으려면 근무형태를 포함한 조직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SW인재 확보의 경쟁력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충분한 보상에 더해 인재들이 조직에 원하는 업무 제도와 문화가 결합된 것이 앞으로 SW인재 유치 전략의 보편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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