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경영계와 법조계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손질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최근 시행 100일을 맞은 중대재해법을 둘러싸고 법 조항이 모호하다거나 처벌 수위가 과도하다는 등 비판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법이 효과가 있는 것이냐'는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답을 찾아봤다.
 
ⓛ 중대재해 사망자 줄었나
 
3월 초 고용노동부로부터 보도자료 하나가 왔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 1달 동안 산업재해 사망사고 건수가 줄었으니 '법이 효과가 있다'는 취지였다. 보도자료는 홍보하고 싶은 부분만 공개하기 때문에 '1분기 산재 사망사고 건수를 좀 달라'고 요청했다.
 
50인 이상 기업의 올해 1분기 산재 사고 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는 내용이 답변 자료에 담겼다. 고용부의 '최근 산재 사망사고 동향' 자료에 따르면, 50인 이상 기업 기준 올해 1분기 산재 사망자 수는 71명으로 지난해 1분기 69명보다 2명 늘었다.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되기에 앞서서 기업들이 '첫 시범 케이스'를 피하기 위해 안전 관련 조직을 급하게 키우고, 또 10대 건설사 절반 이상이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하는 등 위축적인 영업을 해온 것에 비춰보면 사망자 2명 증가는 주목할 만하다.
 
또 다른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해 1분기보다 늘어난 올 1분기 제조업 산재 사망사고 건수. 제조업에서는 사망자 수가 23명에서 31명으로, 사망사고 건수가 22건에서 26건으로 증가했다. 감독당국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을 놓고 건설업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서는 법 시행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② 중대재해법 위헌성과 사고 예방 연관성은
 
"교실에서 학생이 부주의로 다치면 교사가 처벌대상이 되는 꼴." 10년 이상 경력 현장소장이 한 말이다. 그는 "벌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조치 위주로 대응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이 말은 중대재해법의 위헌적 소지와도 맞닿아 있어 보인다.

'경영 책임자' 등 법상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 디테일한 안전 체계 마련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산재 사망과 경영 책임자 역할 사이 인과관계가 떨어져,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는 건 아닌가. 과실의 성격이 짙은데 징역형의 하한선까지 규정해서, 기업으로 하여금 처벌을 피하기 위한 소모적인 논쟁을 부르는 게 아닌가.
 
③ 형사처벌과 사고 예방 연관성은
 
한 기업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취재에 나섰다. CCTV나 어떤 다른 증거들이 없는 상황에서 이 회사는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되는 걸 어떻게든 피하기 위해 근로자에 대해서 자살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기업이 사고 예방보다는 처벌을 피하고자 법률 문제에 더 몰두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OECD 산재사망률 상위권이라는 오명은 벗어야 하지만, 여러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어가다 보면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결론에 자꾸 도달한다. 최근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처벌을 늘린다고 산재 자체가 줄어든다는 통계가 없다. 사고를 막으려면 예방 쪽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고 했다. 법의 효과나 실효성이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사고 예방'에 방점을 둬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장한지 아주경제 법조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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