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 옥경화 "디지털 혁신은 직원 만족서 시작...차세대 RPA·ERP로 업무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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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05-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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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전무) 인터뷰

  • RPA 도입 따른 직원 편의·비용 절감 강조..."RPA는 미래 기업 환경의 필수"

  • 개발자 친화적 차세대 포털도 공개...'데브스페이스'로 외부 협업↑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 [사진=KT]

KT가 현업에 지속해서 RPA(업무자동화 SW봇)를 투입하고 오는 7월 차세대 업무용 포털을 오픈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워크이노베이션 2.0' 비전을 15일 제시했다. 

옥경화 KT IT전략본부장(전무)은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KT 구성원의 비대면·모바일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지난 2020년 워크이노베이션 1.0을 시작한 데 이어 현재 포스트 코로나에 따른 새 업무 문화 구축을 위해 워크이노베이션 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KT가 통신 기업(텔코)에서 디지털 기업(디지코)으로 도약하면서 사내 지원 위주였던 KT의 IT 조직도 시스템 아키텍처 구축이나 보안 컨설팅과 같은 외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옥 본부장은 1992년 KT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30년 넘게 KT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핵심 여성 임원이다. 현재 KT가 디지코 신사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CRM(고객관계관리), ERP(전자자원관리) 등 백오피스 시스템 개발과 사내 IT 인재 양성을 총괄하고 있다. 

◆"RPA 도입으로 직원 생산성↑...잔업에서 해방"

옥 본부장에 따르면 KT의 워크이노베이션 2.0 프로젝트는 △워크이노베이션 1.0에서 미흡했던 부분 보강 △재무/회계 등 현장 업무 밀착 지원 △끊임없는(심리스) 업무를 위한 업무 포털 혁신 △개인 맞춤형 RPA 등 네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KT는 3년 전부터 RPA를 도입함으로써 단순 반복 작업에 따른 피로감을 줄이고 직원들이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약 9만 시간 이상의 잡무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약 103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KT는 지난 2019년 사내 전표를 대신 처리하는 '전대리'와 인사업무(HR)를 지원하는 '마비서'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조사·수합 업무를 자동화하는 '조사원'과 비대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사이니' 운영을 시작하는 등 네 가지 핵심 RPA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KT RPA는 기본적으로 업무용 포털에서 운영되는 웹앱이지만, 직원들의 엑셀 문서 작업 편의를 위해 설치형도 만들었다.

옥 본부장은 "지속적인 RPA 도입으로 올해는 지난해(103억원)를 상회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낼 것"이라며 "직원들이 더 스마트한 업무 환경에서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만큼 창의성 향상과 같은 무형의 효과는 더 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RPA가 잡무를 대신 처리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직장인의 숙명인 '엑셀' 작업을 꼽았다. 일례로 조직 내 유니폼을 만들기 위해 사이즈를 조사하는 경우 과거에는 개별 팀에서 조사한 데이터를 담당자가 일일이 엑셀 문서에 입력해야 했으나 이제는 RPA가 대신 취합해서 순식간에 정리 문서를 만들어준다. 수백 명에 달하는 팀 내 직원이 연차 계획을 올리면 과거에는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RPA가 월·일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옥 본부장은 "KT를 포함해 모든 기업이 지속해서 RPA를 도입할 것이며,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RPA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재화하는 것이 기업들에 주어진 새로운 도전과제"라며 "RPA 내재화를 위해 기업은 사용 노하우 공유나 경진대회를 여는 등 직원들이 소프트웨어 형태의 동료 직원인 RPA에 적응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KT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RPA를 직접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다. 숙련된 직장인이 엑셀 문서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매크로를 만드는 것과 같다. 이를 위해 RPA의 처리 업무를 바꿀 수 있는 기본 개발도구 'RPA DU'의 운영도 시작한다. 현재 KT는 계열사 KT DS와 함께 앤트봇 기반의 RPA를 자체 개발했으며, 관련 운영비는 연 10억원 미만이다.
 

KT RPA '마비서' '전대리' 사용 모습 [사진=KT]

◆멀티 브라우저+맞춤형 UI 갖춘 차세대 업무용 포털 나온다...개발자 친화

KT는 오는 7월 2만여명의 KT 직원이 매일 접속하는 업무용 포털 '케이트(KATE)'도 개편한다. 보안을 이유로 특정 웹 브라우저(IE)로만 접속할 수 있었던 불편함을 없애고 개인 맞춤형 사용자 환경(UI)을 도입해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 더 빠르게 접속할 수 있게 한다. 

옥 본부장은 "오는 7월 차세대 업무용 포털 운영을 시작한다.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양한 웹 브라우저에서 이용할 수 있고, 자주 사용하는 업무를 강조하는 등 직원 맞춤형 UI를 제공한다"며 "모바일 업무 처리가 PC보다 불편했던 점을 개선하고, 조직 개편 이후 결재 권한 변경에 시간이 걸렸던 이슈도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많은 KT 개발자가 앱 개발용 '맥 컴퓨터'와 사내 업무용 PC를 함께 사용하는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또 외부 연동성을 강화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을 활용한 협업 환경 구성이 더 편리해진다.

다만 국내외 개발자 사이에서 보편화된 '슬랙'을 통한 협업 환경 구성은 지원하지 않는다. 이는 서비스지향 소프트웨어(SaaS) 이용 도중 자주 일어나는 데이터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대신 KT는 차세대 프로젝트 관리도구인 '데브스페이스'를 운영함으로써 외부 SaaS 금지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데브스페이스는 KT와 협력사의 개발자들이 개별 프로젝트나 이슈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공동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세대 협업 도구다. 신속(애자일)한 소프트웨어 개발환경 구축을 위해 KT가 1년 이상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게 옥 본부장의 설명이다.

◆AI 인력 확보, 경력 채용 못지않게 직원 재교육도 중요

KT는 직원 대상 IT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개발자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KT가 선보인 AI 자격증 'AIFB' 등이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AIFB는 단순 이론 테스트가 아닌 실제 기업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가지고 실습하는 것이 특징이다. AI로 차량 도착 시간을 예측해보는 등 KT가 보유한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옥 본부장은 "AI를 기업 실무에 적용하려면 실무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실무자가 AI를 포함한 IT 기술을 배운 후 이를 현업에 적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에 미래인재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IT에 목마름이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IT 중요 부서에 투입함으로써 수요 대비 부족한 IT 인력을 확충하는 효과를 거뒀다. KT는 외부 IT 경력직도 많이 뽑고 신입을 대상으로 한 IT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지만,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한 IT 교육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실무에 필요한 자격인증인 AIFB는 원래 KT 내부 AI 교육용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IT 교육을 이수한 직원의 이해도를 확인하기 위해 만든 시험인데, B2B 사업을 확대하면서 파트너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자 반응이 좋았다. 이에 프로그램이 사내 인증에 그치지 않고 대외 인증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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