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의 딜레마...'캐시카우' DB하이텍 지분율 끌어올리기 난항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수지 기자
입력 2022-05-16 06: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올해 1월 지주회사 전환…내년 말까지 DB하이텍 지분 17.58% 추가 필요

DB그룹이 딜레마에 빠졌다. 계열사 중 이른바 ‘캐시카우’로 꼽히는 DB하이텍 보유 지분이 적어 최악에는 매각할 수도 있는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지주회사로 전환된 DB그룹이 향후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충족해야 하는 유예기간 동안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은 올해 1월 1일부터 지주회사로 전환됐다. 지난 11일 DB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주회사 전환 신고에 따른 심사결과 통지서를 접수했다고 공시했다. 지주회사 기준을 충족하면서 이에 따른 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기업은 공정거래법상 특정 조건에 도달하면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 금액이 자산총액 대비 50% 이상이면 된다. DB그룹은 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의 지배 역할을 하는 DB아이엔씨(Inc)가 지난해 자산총액이 6020억원으로 늘면서 요건을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문제는 DB그룹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DB하이텍 지분율이 낮다는 점이다. 현재 DB그룹 구조상 지주회사는 DB아이엔씨가 맡고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은 단 12.42%에 불과하다. 현행 법상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규제로 인해 지분이 약 17.58%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 같은 DB하이텍 지분 이슈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사항을 해소하기까지는 약 2년간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다만 2년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1월 1일 지주회사로 전환돼 내년 말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실상 1년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꾸준히 DB하이텍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의견을 종합해보면 DB그룹이 DB하이텍을 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한때 부채만 2조원에 달하던 부실 기업에서 벗어나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DB하이텍은 분기 실적 기준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5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3950억원, 영업이익 181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46%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DB하이텍을 매각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시각이 큰 이유다.
 
공정위 규제를 벗어날 최선의 복안으로는 DB아이엔씨의 차입이 꼽힌다. 약 2000억원 이상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 자산총액이 8000억원을 넘어 자회사 주식 총액이 자산 대비 5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지주회사 전환 요건 중 하나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DB하이텍 주가가 상승하면 결국 다시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DB아이엔씨가 임시방편으로 차입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피하고, 중장기적으로 DB하이텍 지분을 점차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당장 DB아이엔씨가 DB하이텍 지분을 사들일 여력이 크지 않아서다. 실제 지난해 기준 DB아이엔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7억원에 불과하다.

DB그룹 관계자는 “유예기간이 2년이나 되는 만큼 충분히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며 “DB하이텍 매각은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