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인터뷰
  • "여성벤처 스케일업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허브공간 필요"
  • 공익법인 설립ㆍ 협회 기구 개편 성과…"남은 임기 판로개척 집중"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벤처·스타트업계에 여풍이 거세다. 2015년만 해도 2500여 곳에 불과하던 여성 벤처기업은 지난해 4000곳을 넘어섰고, 마켓컬리가 여성 벤처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도 등극했다.

하지만 여성 벤처기업의 질적인 성장은 아직 미흡하다. 혁신형 벤처기업 중 여성 기업 비중은 여전히 낮고, 코스닥 기업 비중도 4.3%에 불과하다. 정책 자금, 연구개발(R&D) 등 성별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지원 사업에서 여성 기업이 혜택을 받는 비율이 낮다.

한국여성벤처협회는 이 과정에서 여성 벤처·스타트업 경제인의 권익 보호와 성장 촉진에 앞장선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1998년 설립된 여벤협은 현재 전국 4개 지회와 1300여 개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혁신 벤처와 여성 벤처기업 간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덕분에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김분희 여벤협 회장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임기 중 협회 공익법인 지정과 조직 개편 등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김 회장은 여성 벤처기업 성장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18일 아주경제와 만난 그는 “이젠 여성 벤처기업이 양적 성장을 벗어나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여성 벤처기업 숙원사업인 ‘여성 벤처기업 허브 공간 구축’을 비롯한 업계 현안들을 임기 내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임기 초부터 줄곧 여성 벤처기업을 위한 허브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가 있나.

“여성 벤처기업 창업만큼이나 중요한 게 성장과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스케일업 기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여성 벤처기업에 대한 특화된 정책적 지원이나 인프라가 부족하고, 창업 이후 성장 도약 단계에 대한 지원도 미약한 실정이다.

이에 임기 초부터 여성 벤처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가칭)를 조성하기 위해 애썼다. 이곳을 마련해 여성의 창업, 스타트업, 스케일업, 글로벌로 이어지는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들도 홍보할 생각이다.

공간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여성 벤처기업들이 모이고,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단단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비 창업가들은 선배들의 성공 DNA를 바탕으로 시행착오 없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고, 기업가들 역시 이곳에서 스케일업을 위한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행히 현재 서울 관악구 벤처밸리 쪽에 허브 공간을 마련하는 것으로 막바지 조율 중이다. 수도권 여성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지방 지회들도 이 공간 마련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만큼 가능한 한 임기 내에 해당 사업을 마무리하고 싶다.”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허브공간 구축 외에 협회가 중점 추진하는 과제가 있다면.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단 여성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동력 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협회도 여성 벤처기업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조직관리, 마케팅 등 기업 경영에 필요한 분야별 전문교육부터 CEO(최고경영자) 경영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조찬 세미나, 기업 지속 성장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포럼까지 연중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개방형 혁신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연구원, 대학, 기업 등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여성 벤처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연계사업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재임 중 여성 벤처기업 육성과 지원에 초점을 맞춰 달려왔다. 기억에 남는 성과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과로는 협회가 공익법인에 지정된 것이다. 공익법인을 만드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특히 벤처협회는 일반 협회와 달리 여러 산업군이 다 연결돼 있다 보니 회원들로만 유지하기에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회장이 되자마자 공익 차원에서 상생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고 지난해부터 추진해 올해 1월 그 성과를 봤다. 이번 공익법인 지정으로 기부금 모금이 가능해져 여성 벤처기업들이 다양한 공익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협회 기구를 전반적으로 개편해 공공협력사업단, 글로벌이노베이션사업단 등 기능별로 11개 기구를 신설하고 전략적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기구별로 △전국여대생 벤처성장 챌린지 △여성벤처 정책포럼 △글로벌여성기업포럼 등 여성벤처·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하며 여성 벤처업계 활성화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래도 임기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여성 벤처기업인들과 직접 소통하기 어려웠던 점이다. 방역 지침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는 회원사는 물론 여성 벤처·스타트업 기업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만들고자 한다.”
 
-여성 벤처인이 많은 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질적 성장에 대한 한계도 여전하다.

“작년 12월 기준 여성 벤처기업 수는 4104개로 전체 벤처기업에서 약 10%를 차지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벤처확인제도가 새롭게 개편돼 전체 벤처기업 증가율이 조금 주춤했던 시기임에도 여성 벤처기업은 3.9% 증가하며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선도 기업(유니콘 기업, 코스닥 상장기업) 중 여성 벤처기업 비율이 여전히 낮은 건 사실이다. 여성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극복해 지속 성장하고, 기존 여성 벤처기업도 혁신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성장과 성공 모델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 정부가 출범했다. 지켜줬으면 하는 공약이나 새롭게 추진됐으면 하는 지원 제도가 있나.

“새 정부 국정과제에 모태펀드 규모 확대를 통한 여성 창업 지원이 포함됐다. 이른 시일 내에 모태펀드 규모가 확대돼 여성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가 활성화하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여성 스타트업의 모수 확대와 함께 자금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자본 증대, 인프라 향상 등 추가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여성 벤처기업은 여전히 사회적 자본 측면으로 보면 여성 특화 액셀러레이터 양성과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 확대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향후 계획과 포부는.

“여성 벤처기업 판로 개척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좋은 정부 지원 제도가 많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적다. 여성 벤처기업에 이러한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려 시장 경쟁 구도에서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오는 11월 진행 예정인 산업전도 판로 개척 일환으로 기획 중인 행사다. 이번 행사는 기존에 진행하던 여성벤처주간 행사와 같이 연계해 여성 기업의 우수성을 국내는 물론 외국 바이어들에게도 알릴 수 있는 홍보의 장으로 판을 더 키울 생각이다.

아울러 협회가 공익법인으로 지정된 만큼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협력을 통해 기술산업 분야에서 여성 기업 경제활동 촉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끝으로 여성 벤처기업인들에게 한 말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해보지도 않고 걱정부터 하기보다는 경험해보고 실패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전을 멈추는 것은 실패지만, 될 때까지 하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벤처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는 일이다. 안전함을 택하기보다는 가보지 않은 길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한 분야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처럼 책임감을 느끼고 강인한 여전사처럼 모든 상황에 과감히 맞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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