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비대위, 박 위원장 제안한 5대 쇄신과제 수용
  • 박지현 "혁신위원장 달란 적 없다" vs 윤호중 "얘기 안 하고 싶다"
  • 민주당, 전날까지 내홍…"협의 거부당해" vs "자리 요구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5월 2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아트홀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내홍의 중심에 선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사과했다. 

비대위의 이 같은 입장은 사실상 박 위원장의 회견으로 인한 당의 내홍을 임시로 봉합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대위는 박 위원장이 제안한 쇄신과제를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선거 전에 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가 끝난 뒤 당내 공감대를 형성해 이를 추진하는' 방식의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대위, 박 위원장 제안한 5대 쇄신과제 수용

윤호중·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당 비대위가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그리고 민주당의 후보 여러분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긴급 비상대책위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모았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대신 전했다.

고 대변인은 "윤호중, 박지현 두 분 공동 비대위원장의 말씀을 비롯한 모든 비대위원들이 본인들의 의견을 흉금 없이 얘기했다"며 "선거를 앞둔 시점에 민주당 지도부가 의견을 하나로 모아 여러 사태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이 모습이 민주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 인식하고 오늘부터 비대위는 당면한 지방선거 승리와 당의 혁신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혁신 방향으로는 △더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더 충실하게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더 확실한 당 기강 확립과 건전한 토론문화 정착 △양극화 해소 △기후위기 △국민연금 △인구소멸 △지방·청년 일자리 해결 등에 필요한 입법 추진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다섯 가지 방향에 대해 비대위가 공감하고 동의하고 이를 실천토록 노력할 것이라는 데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박 위원장이 제안한 5대 쇄신과제를 모두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선거 후에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권리당원, 청년당원, 대의원, 지역위원장, 국회의원 등이 참여하는 민주적 절차와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민주당 후보들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국민 여러분이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는 비대위의 간절한 부탁도 있었다"며 "남은 지방선거까지 민주당 비대위는 한마음 한뜻으로 전국의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윤호중·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조응천·이소영·배재정·채이배·김태진 비대위원과 김민기 사무총장,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지현 "혁신위원장 달란 적 없다" vs 윤호중 "얘기 안 하고 싶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박운기 서대문구청장 후보 지원유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혁신위원장을) 달라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서대문구청장 하는 사람한테 동장 자리를 준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응하지 않을 거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솔직한 마음으로 말씀드리면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하고 있음에도 이렇게 혁신이 어려운데 혁신위원장 자리를 맡는다고 해도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는 환경이 안 만들어져 있을 것"이라며 "그 때문에 (혁신위원장을) 해달라고 해도 저는 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단 오후 3시까지 회동을 하자고 (윤 위원장에게) 말씀을 드려놨다. 지금 그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나는 만날 의향이 있고 일단 제안을 드려놨으니까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 겹치는 일정을 피하며 앙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앙금이라 할 건 없고 민주주의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앙금이라기보다는 이런 논의를,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오전 충남 보령 문화의전당 앞 삼거리에서 열린 나소열 충남 보령서천 보궐선거 후보, 이영우 보령시장 후보 지원유세 후 만난 기자들이 박 위원장과의 갈등에 대해 질문하자 "그 얘기는 안 하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재차 '박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느냐', '오늘 중 만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그런 얘기는 내가 답을 안 하고 싶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서 반성과 또 쇄신을 해왔다"며 "그 결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후보를 33%, 청년은 19%를 공천했다. 지난 4년 전 선거보다 1.5배 늘어난 숫자다. 그만큼 우리 당은 더 젊어지고 여성과 청년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도 그런 혁신의 내용들을 더 강화해서 우리 당을 혁신적이고 젊은 정당으로 만들어가는 데 우리 당의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나간다"며 "박지현 위원장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이견이 없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거기에 따른 적절한 논의가 당에서 진행될 줄 안다"고 했다.

민주당의 여성·청년 공천 확대 등 기존의 '성과'를 부각시키며 당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쇄신 필요성을 강조한 박 위원장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전날까지 내홍…"협의 거부당해" vs "자리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회견에 대해 전날 오후 윤 위원장과 당 소속 후보에게 사과했다가 돌연 "5대 쇄신과제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공동 유세문 발표를 윤 위원장에게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혀 논란을 키운 바 있다. 봉합 절차에 들어가는 듯했던 당 지도부의 갈등이 다시 격화될 전망이었다.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윤 위원장에게 사과했던 박 위원장은 전날 저녁 다시 입장문을 통해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위원장 및 6·1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사과한 지 5시간 반 만이다.

그는 애초 이날 오후 3시께 사과의 뜻을 담은 페이스북 글을 올렸을 당시만 해도 두 공동비대위원장이 인천 집중유세에 함께 나서 화해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윤 위원장은 유세장에 박 위원장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도착 시간을 못 맞추신 것 같다"면서 "서로 더 많이 노력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어 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위원장이 5대 쇄신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유세문 발표를 거부했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협의가 불발되자 인천 집중유세에 참석하러 가던 도중 차를 돌렸다고 알렸다.

이러한 박 위원장의 입장문에 윤 위원장 측은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갈등의 골은 이전보다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위원장 측을 비롯한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장 자리를 자신에게 주고, 세대교체를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을 이용해 일종의 거래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윤 위원장과 박 위원장이 전날 봉합을 시도하다가 무산된 데에는 박 위원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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