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500명 내보낸 대형 조선사···수주 급증에 퇴직자에 다시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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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6-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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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감이 급증하면서 대형 조선사들이 고숙련 인재 충원에 나섰다. 상황이 급박해 얼마 전 회사를 떠난 퇴직자들에게까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분기까지 500여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을 수수방관하던 것과는 큰 차이다.

이는 올해 전반적으로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대규모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프로젝트'가 확정되면서 일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형 조선사 "퇴직자도 재입사 지원 가능"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가 인력 충원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업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프로젝트 경력사원 계약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자사 퇴직자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퇴직자들도 조건에 부합한다면 지원할 수 있다"며 "대형 조선사가 셋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사 퇴직자를 배제하면 빠르게 인재를 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존의 '정년 후 기간제' 제도를 최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년 후 기간제 제도란 정년퇴직자 가운데 희망자의 신청을 받아서 내부 심사를 거친 뒤 계약직으로 입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퇴직자 가운데 고숙련 기능공 등은 각 생산공정 및 부서의 필요에 따라 다시 입사하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와 큰 차이···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 탓에 인력 줄었다

이는 조선소 현장에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올해 초와 큰 차이가 있다. 조선소 현장에서는 수주 호조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숙련공이 일터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실제 대형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직원 수는 지난 2020년 말 3만2748명에서 지난해 말 3만892명으로 1년 만에 1856명(5.67%) 줄었다. 올해 3월 말에는 3만395명으로 3개월 만에 다시 497명(1.61%)이 줄어든 상황이었다.

지난 2019년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분할돼 연혁이 오래되지 않은 현대중공업을 제외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지난해 말 기준)는 각각 19년과 18.5년 수준이다. 경력 20여년 수준의 숙련공들이 최근 1년3개월 만에 2353명이나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이는 조심스레 슈퍼사이클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수주 실적과는 큰 차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산업은 연간 1744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823만CGT에 비해 두 배 이상,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58만CGT에 비해서도 82.05% 늘어난 규모다. 2013년 1845만CGT 이후 8년 만에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57만CGT를 수주하면서 지난해 1분기 대비 14.1% 줄었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일감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오히려 현장 숙련공이 부족해진 것은 조선 3사가 큰 적자를 기록한 것과 연관이 깊다. 지난해 조선 3사는 지난해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800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754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20억원 등을 나란히 기록했다. 이에 조선사는 올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떠나는 직원들을 잡지 않는 등 최대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태였다.

◆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로 분위기 반전···"근본적 인력 관리 필요" 목소리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최근 조선 3사와 카타르 국영기업 사이에서 마무리된 '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 협상 결과 일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영향이다. 향후 조선 3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100척 안팎의 초대형 LNG선 수주 계약을 차례차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선박의 수주 규모는 최소 23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지난해 대형 조선 3사의 연간 매출액 규모인 19조4198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난 22일 버뮤다와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을 각각 12척과 2척을 수주해, 하루 만에 3조9000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 88억 달러의 72%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조선해양도 올해 수주 목표 달성률을 77.6%까지 끌어올렸다. 대우조선해양도 66.6%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상반기를 마치지 않은 시점에서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목표 평균 달성률은 약 72%에 달한다. 올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는 것은 물론 역대급 수주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일감 급증으로 인력 수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인력 관리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 전까지 대규모 인력 이탈을 손 놓고 방관하다가 급작스레 방침을 전환해 퇴직자까지 재고용하는 것은 너무나 불안정하다는 시각에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용접공 등 고숙련 인재들이 다른 산업권으로 건너간 상황에서 퇴직자 재고용을 해봤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셈"이라며 "지난해부터 수주가 급증하기 시작했음에도 인력 확보에 신경 쓰지 않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서야 서두르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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