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김건희 외교 90점…옷·언행 다 좋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 외교 데뷔전'을 마쳤다. 

김 여사는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문화예술·친환경 분야에 초점을 두고 영부인으로서 적극적인 외교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커다란 반전 없이 하락세를 지속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만찬 초대, 16개국 정상과 교류 

김 여사는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을 떠나 스페인으로 향하던 공군 1호기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깜짝 등장'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김 여사가 취재진에 인사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 여사는 이어지는 질문에 "감사합니다"라는 답변 외에 말을 아꼈다. 

둘째 날인 6월 28일에는 개원 11년이 된 스페인 한국문화원을 대통령 배우자로서는 처음 방문했다. 김 여사는 한복을 주제로 한 의상전시 공간과 한글학당 등을 둘러봤다.

이어 스페인 왕실 주관 행사에 참여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안면을 텄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가 주관한 환영 갈라 만찬에서는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와 한국 화장품 등 관심사를 공유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와도 처음 대면해 대화를 나눴다.

이튿날인 29일에는 배우자 프로그램에 따라 스페인 문화예술 정수로 꼽히는 곳들을 둘러봤다. 미국을 비롯한 16개국 정상 배우자와 함께 산일데폰소궁과 인근 왕립유리공장, 소피아 왕비 국립미술관 등을 찾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바이든 여사에게 "바이든 여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감동을 받았다"며 현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바이든 여사는 지난 5월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를 거쳐 우크라이나 우즈호로드 지역을 직접 방문했다.

김 여사는 "바이든 여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한국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며 "(바이든 여사가) 부군과 함께 가지 않고 홀로 가신 용기와 그 따뜻함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높은 자리에 가면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생각과 의지"라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고 조언했다.

김 여사는 오후엔 친환경 업사이클링 업체인 에콜프를 단독 방문했고, 저녁엔 윤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 동포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평소 친환경에 관심을 보여온 김 여사는 업사이클링 업체 간담회에서 "기후위기가 우리 코앞에 다가온 만큼 에콜프의 시각에 공감하는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페인 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에는 마드리드 마라비야스 시장 내 한국 식료품점을 찾았다.

33년째 마드리드에 거주해온 식료품점 사장인 교포 부부와 만나 "부모님과 같은 1세대 동포들의 노력이 한국과 스페인의 끈끈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여사는 크로아티아 대통령 부인과 차담회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국내 문제로 조기 귀국하면서 취소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김건희 90점"...尹 직무부정률은 상승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 첫 해외 방문에 동행한 김 여사 일정이 비교적 무탈하게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다.

김 여사가 이번에 국제외교 무대에 데뷔한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퍼스트 레이디'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기간 서면 브리핑 배포, 영상링크 공유 등을 통해 김 여사 활동 홍보에 공을 들였다.

스페인에서 선보인 김 여사 패션도 국내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김 여사는 특히 드레스코드를 여러 차례 바꾸면서도 왼쪽 옷깃에 태극기 배지를 항상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일 YTN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순방 동행 점수가 '90점'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80점)보다 후하게 줬다.

박 전 원장은 "세계 정상의 부인들이 얼마나 옷을 잘 입고 멋있는가"라며 "거기서 우리 영부인이 꿀리면 우리 기분이 어떻겠나. 제가 자꾸 얘기하지만 영부인의 패션은 국격"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거의 옷만 해도 90점인가'라는 물음에 "(다른 것과) 합쳐서"라며 "언행도 얼마나 좋았나"라고 대답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김 여사는 다른 정상 부인과 친분을 쌓는 등 국제무대 데뷔전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여사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윤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1일 공표), 4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42%였다.

전주 대비 직무 긍정률은 1% 떨어졌고, 직무 부정률은 4% 올랐다.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

윤 대통령이 현재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층(80%), 성향 보수층(71%), 70대 이상(68%) 등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민주당 지지층(74%), 성향 진보층(77%), 40대(60%) 등에서 두드러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총 16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4년9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을 비롯해 호주·네덜란드·프랑스·폴란드·덴마크·캐나다·체코·영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와 함께 나토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회담, 스페인 국왕 및 나토 사무총장 면담 등을 소화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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