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매매 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 지속으로 역대급 침체 수렁에 빠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거시경제 환경 악화와 정권 교체 등 정책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수요 위축 상황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집값 전망 역시 3년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으며 매수심리도 연내 최저 수준을 향해 우하향 중이다. 다만 이러한 상황을 '내 집 마련'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만 보긴 어렵다. '똘똘한 한 채'나 '로또 청약' 현상과 같이 수요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각종 요건이 악화하며 부동산시장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즉 수요자들이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내 집 마련 시기를 점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 시기를 최소 내년 상반기 이후로 잡을 것을 추천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 전망이 엇갈렸음에도 입을 모아 2~3년 이상의 중장기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소 반년..."시장 환경 주시하며 급매물·추가 조정세 포착해야"

중·단기 내 집 마련 전략을 추천한 전문가는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과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이었다. 함 실장은 내년 초에서 상반기 중에, 김 소장은 1~2년 이내에 주택 구매 기회를 포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함 실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거래량이 줄면서 매수 우위의 시장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내년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급매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 역시 "올 하반기에는 (집값) 추가 조정이 예상되기에 주택 구매 시기는 내년 상반기 대출 금리가 완화하는 시점 이후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당분간은 시장 상황을 살피며 구매 시기를 조율하는 게 적절하다"고 권고했다.  

주택 구매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함 실장은 △기준금리 △정부 정책 △경기 상황을, 김 소장은 △대출 금리와 △임차 비용 △(주택) 가격 전망 등의 요인을 살펴볼 것도 각각 조언했다. 

함 실장은 "자금 조달 능력과 주택담보대출 이자 변동을 향후 주목할 포인트로 본다"면서 "하반기에는 대출, 세금, 정비사업, 공급 등 다양한 부동산 제도 변화도 앞두고 있기에 명확한 제도 변경과 정부의 정책 추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 기간에도 적극적으로 주택 구매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거주 목적상 주택 구매가 필요하고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면 무조건 기다릴 필요는 없다"면서 "신규 분양 역시 정부의 공급 로드맵 발표에 따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소형 아파트 추첨 확대, 특별공급 개선안 등의 정책이 시행되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상승-하락 엇갈린 집값 전망에도 일제히 '2~3년 이상'

이은형 대한주택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2~3년 이상 중장기를 내다보고 주택 구매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다만 이들 두 전문가 조언의 바탕이 된 집값 전망은 상승과 하락이 엇갈려 눈길을 끌었다. 

고 원장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영향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과 부동산 경기 사이클을 고려했을 때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올 하반기는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면서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는 데 최소 1~2년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2~3년을 기다리면 저가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040년경까지 장기적으론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우상향 추이를 이어가더라도 향후 1~2년가량은 하향 안정 국면을 보이며 10%가량의 조정세가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특히 이 시기에 경제위기까지 겹친다면 20~40%까지의 추가 조정도 가능하다고 봤다. 

앞서 고 원장은 지난달 23일 본지와 송석준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2022 부동산정책포럼'에서 역대 부동산 시장 순환 주기를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그는 "1980년대 이후 경기 변동 상황을 따져봤을 때 부동산 시장은 5~7년 동안 상승한 후 4~6년 동안 하락하는 사이클이 발견된다"면서 "2014년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후 7년째 시장이 상승하면서 이제는 (부동산 자산 가격이) 적어도 허리를 넘어 어깨까지 닿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은형 위원은 최근의 조정세는 정책의 수요 억제 효과 때문일 뿐 집값의 우상향 추세엔 크게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서울 강남권까지 번진 집값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남권 일부 지역에 토지거래허가제, 대출 규제가 걸리면서 매매 자체가 극도로 감소하며 억눌려 있음에도 여전히 신고가가 꾸준히 발생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현 상황이 이전 정부에서 이어진 정책 효과의 여파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위원은 이어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동산시장 내 전체적인 폭락세 혹은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해당 수혜 지역에서는 일종의 개발 호재로 작용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 상황으로 실물자산의 가치를 함께 끌어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현 상황이 일각에서 우려하는 경기침체로도 이어질 경우엔 지역별 수요 등에 따른 집값 양극화가 더욱 가시화하기에 집값 하락이 아닌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봤다. 

따라서 이 위원은 "전문가가 아닌 무주택자 일반 국민이 시장을 분석하며 저점을 잡아서 집을 산다는 것은 어려운 얘기"라면서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개인의 주택 구매 계획에 따라 여력이 되는 대로 기존 주택을 매수하거나 청약을 넣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상승-하락별 중장기 전략은?...결국은 개인 여건 vs 저가 매수 시기 올 것

엇갈린 집값 전망에 따라 이들 두 사람의 내 집 마련 전략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은형 위원은 주택 구매 시 고려할 주요 요소로 △원리금 상환액을 포함한 수요자 본인의 자금 여력과 △본인과 가족의 생활 여건 △기존 주택 매입 혹은 청약 등의 주택 매수 방법 등을 꼽았다. 거시경제 상황이나 시장 환경과 같은 특수 요소보다는 일반적으로 주택을 구매할 때 개인 수요자가 고려하는 요소가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점에서다. 

이 위원은 "거시경제가 악화한다고 해도 주택 구매에선 결국 수요자의 자금 여력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또한 아무리 싸고 좋은 집의 공급이 확대한다고 해도 본인과 가족의 생활권 범위에 있어야 유용한 것이기에 필요 인프라나 시설, 활동 반경 등의 생활 여건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고종완 원장은 "시장이 변화하는 시점에 왔기에 정부 정책뿐 아니라 수요자의 전략도 바꿔야 한다"면서 "지금은 무리해서 집을 살 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고 원장은 무주택자에 대해서는 저가 매수 기회를 기다리며 다양한 내 집 마련 전략을 짜고 1주택자는 대체로 현상을 유지하면서 인구나 소득이 증가하거나 교통·상업·산업 인프라가 개발되는 성장 지역으로 갈아탈 것을 추천했다.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의 경우 여유자금 확보를 위해 일부를 처분하고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임대사업자 전환을 고려하는 것을 권했다. 주거 임대를 위해 소형 아파트를 위주로 가격 하락 시점을 기다렸다가 매수하거나 경기 하락 시기에 비교적 수익성이 나은 꼬마빌딩과 상가 등의 상업용 임대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 원장은 "시장 상황이 악화했다고 해서 주택 구매 전략을 완전히 포기하면 안 된다"며 "틈새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주택자를 위한 전략으로는 '청약'을 추천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고분양가 관리 지역 안에서의 청약은 집값이 내리더라도 크게 손해가 안 날 뿐 아니라 이후 집값이 다시 오른다면 쉽게 손해를 만회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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