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경제 위기, 언제까지 남 탓만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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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7-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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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는 심리다. 소비심리 위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 이와 관련한 각종 지표는 암울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4로 102.6을 기록했던 5월보다 6.2포인트나 떨어졌다. C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보다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가 100 아래로 내려간 건 2021년 2월(97.2)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5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9.6(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1% 내려갔다. 3개월 연속 감소다. 이 지수는 3월엔 -0.7%, 4월에는 -0.2%를 기록했다. 소비 감소세가 석 달 넘게 이어진 건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였던 2020년 1∼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소비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정부 수장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국민 심리도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새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남 탓하기에만 바쁜 모습이다.

경제 총사령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한 방송에 출연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다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건 지난 5년 동안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며 돌연 문재인 정부 탓을 했다.

경제 위기를 잘 해결할 거라 기대하고 뽑은 윤석열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고물가를 잡기 위한 전 세계적인 고금리 정책에 따른 자산 가격의 조정 국면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정책 당국이 근본적인 해법을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8%에 임박하고 가계부채가 1900조원에 육박하는데 진단과 해법은 언제 나오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전날에도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데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통화량이 많이 풀린 데다 고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는 마당에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가 없다"고 밝혔다. '세계 경기 탓에 국내 경제 위기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국민 심리는 더욱 불안해진다. 믿고 의지해야 할 정부에 대한 기대치는 뚝 떨어진다. 불안한 마음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50일 만에 국정수행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에 빠졌다. 지금도 여전하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 대한 긍정 평가(45%)는 부정 평가(51%)보다 크게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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