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쪽 고온다습 공기·북쪽 차갑고 건조한 공기 충돌

  • 우리나라 동쪽에 큰 고기압대...정체전선 해소 안돼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지난밤 폭우로 침수된 차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의 핵심 원인은 정체전선이다. 정체전선을 만든 공기가 서로 부닥친 강도와, 동쪽에서 수직으로 쌓인 ‘공기 기둥’도 많은 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난 2010년과 2011년 강남 침수 사태 악몽이 재현됐다. 이날 서울 강남 일대는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고 지하철 역사에 물이 새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강남구에 쏟아진 비는 329.5㎜로 집계됐다. 동작(381.5㎜), 서초(355.0㎜), 송파(307.5㎜), 금천(343.0㎜), 구로(293.5㎜) 등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쏟아진 비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 중이던 구청 직원 작업자 A씨(63)가 전기에 감전돼 사망했다. 오후 8시 29분쯤에는 주택 침수로 1명이 숨졌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오후 9시 7분쯤 반지하에 갇혀 있던 3명이 침수로 숨졌다.
 
이번 비는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만나며 시작됐다. 이에 더해 정체전선이 동쪽의 큰 고기압대로 해소되지 못하고 강수대가 머무르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한국 북쪽 티베트고기압과 절리저기압은 한랭건조한 공기를 내려보내고 있다.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은 남부지방의 남쪽까지 가장자리를 확장한 채 고온다습한 공기를 올려보내고 있다. 이처럼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부딪치며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공기간 충돌의 강도도 매우 강하다. 정체전선에 동반된 비구름대가 ‘동서 길이는 길고 남북 폭은 좁은’ 형태로 형성됐다. 비가 한정된 구역에 세차게 쏟아지는 이유다. 중부지방과 달리 가뭄이 심각한 남부지방에서는 이날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오호츠크해 고압능은 거대한 ‘공기 벽’이 돼 절리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정체전선이 제자리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고압능은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한국 북동쪽으로 이동해 수증기를 공급, 공기를 부풀리며 형성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편서풍대에 위치해 동서로 흐름이 있어서 강수를 뿌리면서 빠져나가는 게 대부분”이라면서도 “이번엔 우리나라 동쪽으로 큰 고기압대가 존재해 강수대가 정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지방은 이번 주 내내 비가 전망된다. 9일엔 중부지방·전북북부·경북북부, 10일엔 중부지방·전북·경북, 11일엔 제주를 뺀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일부터는 충청과 남부지방에 비가 오겠다. 충청은 오는 13일 오전까지 강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5일엔 강원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에 또 비가 내리고, 16일 호남과 경북이 강수 지역에 추가되겠다. 오는 17일에는 남부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은 오는 14~15일 오호츠크해 고압능의 ‘블로킹’이 해소돼 정체전선이 남하할 것이라는 예상에 기반했다.
 
이번 비가 장마라고 보기는 어렵다. 장마는 통상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 사이 장마전선 때문에 오래 비가 오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정 시기에 특정 원인으로 내리는 비를 장맛비라고 부른다.
 
이번 비는 8월 초 티베트고기압이 내려보낸 한랭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이 끌어 올린 고온다습한 공기가 만나 정체전선을 만든 결과다. 이런 현상이 매년 반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장맛비로 규정하기 어렵다고 기상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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