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권 침해 논란에 휩싸인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는 공개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배우 수지의 단독 주연작인데다가 영화 '싱글라이더'로 연출 능력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을 맡아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거기에 쿠팡플레이가 적극 지원 사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제작발표회부터 드라마 공개까지 화려하게 진행되었다.

반응도 뜨거웠다. 수지에게는 '인생작'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주었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게도 '대표작'을 남겼다. 쿠팡플레이 인기작 TOP 20에서 18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원작 소설인 '친밀한 이방인' 역시 2017년 출간 소설임에도 교보문고 종합 순위 10위에 오르며 '안나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안나'의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안나'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이 쿠팡플레이가 감독과 합의 없이 8부작을 6부작으로 편집했다며 "편집권을 침해했다"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지난 2일 이 감독은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단순히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그조차 거절했다. 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에 문제의 시정을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은 "쿠팡플레이의 '안나'에 대한 일방적인 편집은 국내 영상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로서, 저작인격권의 하나인 감독의 동일성유지권 및 성명표시권을 침해해 이 감독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행위이자, 한국영상산업의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위하여 재발 방지가 시급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쿠팡플레이가 공개 사과 및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쿠팡플레이 측은 "지난 수개월에 걸쳐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지만, 감독은 이를 거부했다.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따라 원래의 제작 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다"고 반박했다. "그 결과 시청자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됐다"며 "다만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총 8부작의 감독판을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 감독과 쿠팡플레이가 엇갈린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안나' 제작진 6명도 이 감독의 주장을 지지하며 편집권 공방에 가세했다.

촬영팀 이의태·정희성, 조명팀 이재욱, 그립 담당 박범준, 편집팀 김정훈, 사운드팀 박주강씨 등은 "피땀 흘려 완성한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며 "크레딧에 남아있는 우리 이름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방적 편집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에 우리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라고 반발했다.

'안나'의 김정훈 편집 감독도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6월 24일 공개된 안나는 내가 감독과 밤을 지새우며 편집한 안나가 아니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나' 편집권 논란에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애초 창작자들이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쏠린 건 창작자의 자율을 보장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TV 채널보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소재와 이야기를 쓸 수 있었고 그 결과 '킹덤'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도 태어날 수 있었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도 이 점을 지적했다. "쿠팡플레이가 드라마 제작진과 재편집 관련 논의를 해왔고 창작자의 계약대로 이행했다고 하지만 자칫하면 이번 일을 바탕으로 '투자사가 콘텐츠를 난도질해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는 일 아니겠나? 창작 환경을 위축할 수도 있는 일"이라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나'의 갈등은 봉합될 수 있을까? '인생작'이라 불리며 사랑받았던 작품이지만, '창작자'에게는 '인생작'으로 불릴 수 없게 돼 아쉬움만 짙어져 간다. 이 같은 논란 중 '안나' 감독판은 8월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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