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해운사가 대규모 변동금리부채 처리에 고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자 비용을 감안하면 당장 변동금리부채를 처리하고 싶지만 실상이 간단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위축으로 자본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채 상환은 언감생심이라는 입장이다. 또 수익성이 마땅치 않은 중소형 해운사는 변동금리부채 영향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자금난에 시달리다 다시 변동금리부채를 짊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대형 항공·해운사가 올해 상반기 대규모 변동금리부채를 쉽사리 처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임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처리가 지지부진했다는 것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5조2000억원 규모의 변동금리부채를 보유했으나 올해 상반기 동안 이 중 5000억원가량 처리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금리 100bp(1%포인트) 인상 시 470억원의 이자비용 증가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앉아서 수백억원의 손실을 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다수 항공·해운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변동금리부채 처리가 간단치 않다는 입장이다. 구조적으로 부채가 많을 수밖에 없는 업황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항공기 편대를 갖출수록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고 효율화가 편한 측면이 있어 자본 규모 대비 부채가 많은 특성이 있다. 상당수 항공사가 소수의 항공기를 구매하기보다는 다수의 항공기를 리스하는 사업 방식을 영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은 평소에도 자본 규모 대비 부채가 많은 기업으로 통한다.

항공사보다는 사정이 다소 낫지만 이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해운산업도 부채가 많은 산업군으로 꼽힌다. 해운사 역시 수억원이 넘는 선박을 구매할 때 금융리스 등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유가증권 상장기업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티웨이항공(부채비율 7349.9%)과 아시아나항공(2811%)이 나란히 1~2위를 기록한 것도 이와 연관이 깊다. SK해운과 폴라리스쉬핑 등 대형 해운사도 500~700% 수준의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해운사가 대규모 부채를 감수하고 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가 국내보다 더욱 높게 인상돼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이에 기업들 사이에서 부채 상환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일부 중소형 해운사들은 수익성도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라 자본 조달을 위해 변동금리부채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리 인상기라 고정금리부채가 이자 부담이 덜하다는 측면을 인지하고 있지만 차주와의 협상에서 '을'인 상황에서 변동금리부채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이 변동금리부채가 많아질수록 수익성 타격이 더 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부채가 수익성 악화를 부르고, 자금난을 심화시켜 다시 변동금리부채 규모가 커지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해운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부채를 처리하고 싶지만 부채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렵다"며 "특히 수익성이 안정적이지 않은 중소형 해운사는 변동금리부채 규모가 점점 더 커지는 악순환 속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A330-200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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