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CEO인 그레그 노먼과 아시안 투어 CEO 겸 커미셔너인 조 민 탄트(오른쪽부터). [사진=아시안 투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악어와 악어새는 공생 관계다. 악어새는 악어가 벌린 입 안에 들어가 이빨에 낀 잔여물을 제거한다.

겉으로 보면 득이 된다. 악어는 이빨이 청결해지고, 악어새는 배를 불린다.

우리는 이를 두고 윈윈(상호이익) 관계라고 부른다. 골프계에도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가 있다. 바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와 아시안 투어다.

악어는 LIV 골프다. 악어새는 아시안 투어다. 시즌을 시작한 LIV 골프는 아시안 투어를 통해 기반을 마련했다. 쌓아 온 비결을 그대로 적용했다. 대회 때마다 아시안 투어 직원들이 파견돼 대회를 운영했다. 방송부터 경기위원까지다.

아시안 투어는 LIV 골프의 성공을 위한 열쇠이기도 하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에 가입된 6대 투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LIV 골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OWGR 점수 확보가 중요하다. 메이저 출전이 OWGR를 통해 결정된다.

최근 LIV 골프는 OWGR 신청서를 접수했으나, 독특한 대회 방식(54홀, 샷건, 노 컷)으로 가입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LIV 골프를 뛰는 패트릭 리드, 체이스 켑카가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에 출전한 이유다.

반대로 아시안 투어도 LIV 골프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아시아 전역에서 열리는 대회 공동 주관을 통해 수익을 내왔다. 자체 대회는 없었다.

이는 아시안 투어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LIV 골프와의 동행 직전에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이상 개점휴업을 했다.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는 매년 10개의 인터내셔널 시리즈를 향후 10년간 아시안 투어에서 개최한다. 이후에는 LIV 골프의 퀄리파잉(Q) 시리즈를 겸한다.

한 대회당 총상금은 150만~200만 달러다. 운영비 등을 더하면 대회당 227만 달러(약 30억원)가 된다. 1년이면 2279만 달러(300억원), 10년이면 2억2796만 달러(약 3000억원)다.

아시안 투어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LIV 골프로 전향한 선수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거액을 통해 핑크빛 미래를 내다봤다.
 

그레그 노먼을 바라보는 조 민 탄트(왼쪽). [사진=아시안 투어]

하지만 조금씩 상황이 변하고 있다. 데이비드 롤로 아시안 투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8월 17일 "올해 4개를 추가해 총 8개의 인터내셔널 시리즈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IV 골프가 약속한 10개보다 2개 적다.

한 배를 탄 아시안 투어의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는 다르다.

악어새의 이름은 이집트 물떼새다.

이집트 물떼새의 주식은 작은 벌레, 식물의 열매, 씨앗 등이다. 육식은 하지 않는다. 육식하는 악어와는 정반대다. 먹지 않는다는 소리다.

이는 악어에게도 마찬가지다. 악어는 평생 3000개의 이빨이 나고 빠진다. 이빨과 이빨 사이가 멀어 음식물이 잘 끼지 않는다. 이집트 물떼새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악어새가 악어 입에 들어가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10개가 8개로 바뀌듯 악어가 입 안에 악어새를 두고 닫을 수도 있다.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한다.

사우디에 정통한 한 외신 기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는 일 처리를 확실하게 한다. 필요하면 끝없이 잘해주고, 필요하지 않다면 순식간에 외면한다"고 설명했다.

LIV 골프 48명도 마찬가지다. 매회를 거듭할수록 외면받는 선수가 생긴다.

악어새들의 고민은 나날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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