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사태 재현하나…크레디트스위스發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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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10-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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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가 터져 나왔다. 잇단 투자 실패로 적자에 허덕이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글로벌 긴축을 못 견디고 주저앉으며 전 금융권으로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확산할 것이란 경계감이다. 애널리스트 다수는 “지금은 2008년이 아니다”며 공포가 과하다고 지적했지만 시장이 안도감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장 초반 5%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 CDS 프리미엄 역시 한때 1%포인트 이상 오르며 3.55%까지 치솟았다.
 
CDS란 부도가 발생했을 때 채권 등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으로, CDS를 발행한 기관이 부도날 가능성이 커질수록 CDS 프리미엄도 덩달아 오른다. 크레디트스위스의 CDS 프리미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부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영국 그린실 캐피털 등 투자 문제가 계속되며 경영이 악화됐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까지 겹치며 올해 2분기(4~6월 결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일 해당 은행 고위 임원이 주요 고객, 거래처,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본 상황이나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며 설득했다고 보도한 뒤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월가 금융기관들이 공포가 과하다고 지적한 뒤 스위스 증시에서 장 초반 약 11.5% 급락했던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손실분을 대거 만회하며 전날 종가 대비 0.93% 밀린 수준에서 마감했다.
 
애널리스트 다수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가 도미노 파산을 야기한 리먼브러더스보다는 2016년 도이체방크 위기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당시 도이체방크는 보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주택저당증권(MBS)을 안전한 것처럼 속여서 대량 판매했다는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서 140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아 주가가 폭락했다. 도이체방크는 시장 신뢰를 잃었지만 위기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진 않았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쿰스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이 아니다”며 크레디트스위스 주가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JP모건체이스는 “CS의 기본자본(Tier1)이 6월 말 기준 13.5%로 유동성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구조조정을 위해 투자은행 부문을 매각하는 안이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주가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자산 매각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자산운용사인 본토벨의 안드레아스 벤디티 애널리스트는 “1~2년 전에 구조조정을 시작했다면 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서 매각하기가 쉬웠을 것”이라며 투자은행들이 최근 고군분투하고 있는 점에 비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키안 아부호세인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울리히 쾨르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 위해 10월 27일로 예정된 구조조정안 발표를 앞당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조조정 안에는 대규모 감원과 비용 절감 계획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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