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의 與당탕탕] 여야가 '제 일' 손 놓은 사이...국민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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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2-10-2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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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의 현주소는 속된 말로 '아사리판'이다.

여당과 야당은 서로 견제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정권을 잡고 있지 않은 야당은 더 그렇다. 그런데 근래의 국회는 그 도가 지나치다.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로 국정감사 곳곳은 파행됐고, 합의와 협치 없는 법안 통과는 일상이 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특검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압수수색을 촉발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국면전환에 나선 셈이다.국민의힘은 특검 제안을 거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특검을 피하다 이제 정권이 바뀌어서 수사를 제대로 하기 시작하니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정감사 현장 곳곳에서도 파열음이 들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등 각급법원 국정감사에서 전날 국감 파행의 책임 소재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어제 여당 단독으로 법사위가 운영된 것에 대해 법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의사진행에 걸맞은 발언을 해라. 약속된 국감장에 안 오신 분들이 누군데"라며 "(전날 국감에) 참석하지 않으신 민주당 의원님들께 위원장으로서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여야가 서로를 향해 으르렁대는 사이 법안이 합의 없이 통과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쌀 값 안정화를 위해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주당 주도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됐다.

찬성 10인, 나머지 기권으로 가결됐는데 농해수위는 민주당 소속 의원 10명, 국민의힘 소속 의원 7명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으로 구성돼있다. 사실상 민주당의 단독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의결된 셈이다.

정부는 법안이 통과되면 농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충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선의라고 해도 농업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여야 입장차가 있다고 해도 우려가 있는 법안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숙고 끝에 통과돼야 한다. 정치인들이 밀어붙인 제도와 절차를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국민이다.

의석수를 앞세워 법안을 통과시킨 민주당도, 그런 민주당을 견제하지 못한 국민의힘도 모두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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