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복지 사각지대 해법, 알맹이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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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2-11-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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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집 현관문에는 5달 넘게 밀린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가 붙어 있었는데, 생활고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9월에도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던 세 모녀가 생활고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비슷한 비극이 불과 두 달여 만에 되풀이된 것이다.

서대문구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지 불과 하루가 지난 24일엔 보건복지부가 복지 사각지대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대책이 나오는 순간까지도 우리 주변에서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끝내 닿지 않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서대문구 모녀와 수원 세 모녀 사건의 당사자 모두 주소지를 이전 거주지에서 옮기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매년 건강보험료 체납, 고용 위험 등을 파악해 위기 가구를 사전에 발굴해 지원하고 있으나 이들의 주소지가 이사 오기 전의 집으로 등록돼 있어 관리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이다.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복지 사각지대 해법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발굴하기 위해 활용하는 정보를 현행 34종에서 내년까지 44종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자체가 위기 의심가구를 발굴 조사할 땐 빈집과 연락 두절 가구 소재를 신속히 파악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통신사가 보유한 연락처와 다가구주택 동·호수 정보를 연계하고, 전입신고서 서식을 개정해 세대주뿐만 아니라 세대원의 연락처도 입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발표에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기 가구를 찾아내야 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인데 현장 인력 배치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정부의 대책엔 위기 가구를 찾아다닐 사회복지 전담공무원 충원 방안도 없다. 인력 운용 방안을 내년 상반기 마련한다는 모호한 내용이 전부다.

익명을 요구한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은 “사실 위기 가구를 발굴하기 위해선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게 맞지만 현실은 인력 부족으로 전화로 대신하는 경우가 태반이다”라며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인원이 충분히 충원되지 않는다면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 가구 발굴이 중요하지만 실제 지원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올해 1~7월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자로 선정된 52만3900명 중 기초생활보장 등 공적 지원을 받은 사람은 2.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인 관리와 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 되풀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좀 더 촘촘하고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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