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 "하얼빈부터 광저우까지" 중국 '겨울스포츠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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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2-0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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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억명 동계스포츠 인구대국

  • 스키강습·장비시장도 '활황'

  • 내수 살리기 '일환'

중국 베이징 인근의 한 스키장 전경. 초급자용 슬로프 무빙워크에 긴줄이 늘어서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지난 1월 초 주말에 찾은 중국 수도 베이징 교외의 한 스키장. 초급자용 3개, 중급자용 3개, 중·고급자용 2개, 고급자용 2개 등 총 10여개의 슬로프로 이뤄진 스키장에는 스키, 스노보드를 타려는 사람들로 아침부터 매표소 앞이 북적거렸다. 초·중급자용 슬로프에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무빙워크를 타는 데 대기하는 시간만 15분 남짓이 걸렸다. 반면, 중고급·고급자용 슬로프 리프트에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늘날 중국은 세계 최대 초급 스키어 시장이다. 중국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30일까지 1년간 중국 내 스키·스노보드 인구는 10% 이상 증가하며 현재 1202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초급자가 80% 이상이다. ‘빙설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스키장이 최근 중국에서 매년 10~20%씩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이다.
 
3억명 동계스포츠 인구 대국
특히 이번 겨울은 중국이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후 처음 맞이한 스키 시즌인 데다가, 위드코로나라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겨울스포츠 경제가 활황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겨울스포츠 인구[아주경제DB]


수도 베이징의 사례를 보자. 베이징은 중국이 위드코로나로 전환되자마자 코로나 감염 인구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며 12월 중순 이미 1차 유행 정점도 찍었다. 덕분에 12월 중순부터 이미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양캉(陽康, 코로나 완치자)'들이 스키장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베이징 인근의 스키장인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충리구 타이우(太舞) 리조트의 경우, 2600여개 객실 예약이 1월 1일 신정 연휴 꽉 찼는데, 이 중 80%는 베이징 사람이었다고 한다.

최근 중국에선 남북 지역 할 것 없이 스키장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베이징·허베이성 장자커우나 지린·랴오닝·헤이룽장 등 동북 3성 지역은 물론, 서북단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심지어 겨울철에도 영상 20도 웃도는 따뜻한 날씨를 자랑하는 남쪽 광둥성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광둥성에서는 실내 스키장이 인기몰이 중인데, 중국 부동산재벌 룽촹그룹 산하 실내스키장 브랜드 러쉐치지(热雪奇迹, 뜨거운 눈의 기적)’가 대표적이다.
 

광저우 실내스키장 '러쉐치지' 전경 [사진=웨이보]

중국인에게 인기 있는 '톱10' 스키장도 전국 각지에 분포하고 있다. 21세기경제보도가 추린 10대 스키장은 베이징 난산 스키장·화이베이 스키장, 허베이성 장자커우 타이우 스키장, 지린성 창춘 톈딩 스키장, 산둥성 린이 차산 스키장, 후베이성 선눙자 스키장, 저장성 항저우 다밍산 완쑹링 스키장, 쓰촨성 아바짱족창족자치주 타이쯔링 스키장, 신장자치구 아러타이 장쥔산 스키장, 산시성 퉁촨 자오진 스키장 등이다. 

스케이트 역시 겨울철 중국인이 즐기는 겨울스포츠 중 하나다. 베이징의 경우, 시민들이 즐겨 찾는 스차하이나 퇀제후 공원 호수는 겨울만 되면 꽁꽁 얼어 실외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해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는 인파로 붐빈다.
 

중국 베이징 스차하이 스케이트장 전경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빙설관광발전 보고서는 2022~2023년 겨울철 레저 관광객 수가 3억명 이상에 달해 전 국민의 4분의1 가까이가 동계스포츠를 즐길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동계 스포츠 인구는 오는 2024~2025년엔 5억2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동계스포츠 산업 발전 기대감 속 전국 각지에 스키장·스케이트장도 잇달아 지어지고 있다. 2021년 10월 말 기준, 전국 표준 등급의 스케이트장은 654곳으로, 5년 전과 비교해 3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실내외 스키장 수도 803개로, 같은 기간 41% 급증했다. 
 
스키강습·장비 시장도 '활황'···내수 살릴까
이에 겨울스포츠는 중국이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소비가 서서히 온기가 도는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업종 중 하나로 떠올랐다.

중국 정부도 겨울스포츠 소비를 내수 진작의 주요 포인트로 보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12월 중순 중국 당중앙과 국무원이 발표한 '내수확대 전략계획 요강'에서도 스포츠 소비 진작을 장려했다.

특히 “빙설스포츠 소비를 동서남북 전 방위 지역에서 확대 추진해 전국적으로 빙설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것이 향후 소비 촉진의 중점 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각 지방정부도 관련 지원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허베이성의 경우, 2025년까지 전국 겨울스포츠 산업 규모를 1500억 위안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린성도 2035년까지 스키장 120개, 빙설스포츠 인구 1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겨울스포츠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덕분에 스키 강습이나 장비 산업도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중국 스키·스노보드 인구의 80% 이상이 초급자인 만큼 스키 교육 시장이 호황이다. 중국 소득 수준 향상으로 어렸을 적부터 자녀에게 스키를 가르치려는 학부모가 늘면서 5~12세 아동이 주요 타깃 고객이 됐다. 신경보에 따르면 2021년 스키 강습 관련 기업의 펀딩 모두 7건 이뤄졌다. 스키 강습업체 쉐러산(學樂山)이 2021년 벤처캐피털로부터 약 1억 위안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게 대표적이다. 

스키·스노보드 장비 매출도 급증세를 보이는 중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웨이핀후이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진행한 스키·스노보드 장비 판촉행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넘게 급증했다. 그중 스키복 매출은 5배 이상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스키장비 소비액은 주로 1000~3000위안대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주링허우(90後) 중에서 전문적으로 스키·스노보드 장비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의 구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신경보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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