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은행권도 지난해 역대급 이익...전체 13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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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3-02-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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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대 시중은행 합쳐 8조원 수준...비엣콤 2조원으로 1위

  • 지난해 평균 신용성장률 14.5%...VP은행 28%로 가장 높아

  • 5년 연속 실적호조세...일부선 예대마진 통해 과도한 이익 추구 비판도

지난해 업계 최대 이익을 기록한 비엣틴(Vietin) 은행의 한 영업점 창구. [사진=비엣틴은행]

베트남 은행업계가 지난해 시중은행 20여개를 합쳐 115억 달러(약 13조100억원)가 넘는 기록적인 이익을 나타냈다. 베트남 6대 시중은행만 합쳐도 전체의 절반을 넘는 60억 달러 수준이다. 베트남 은행권은 2018년부터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흑자로 전환한 후 5년 연속 목표 이익을 달성하면서 지속적인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베트남 은행업계가 지난해 대대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마진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베트남은행연합회(VNBA)와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소식통을 종합하면 지난해 베트남 은행업계의 전체 이익은 265조동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베트남 은행업계는 20여개 이상의 은행들이 흑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베트남 6대 은행으로 꼽히는 4개 국영은행(BIDV, 비엣틴은행, 비엣콤은행, 농업농촌개발은행)과 2개 민간은행의 이익을 합친 것은 베트남 은행권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둔 은행은 자산기준 업계 3위인 비엣콤(Vietcom) 은행이다. 비엣콤 은행은 세전 이익 기준, 2021년 대비 39%가 오른 36조7740억동(약 2조262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VNBA 보고서에 따르면 비엣콤 은행의 지난해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9.2% 증가했으며 외환거래 순이익은 31.7% 증가해 당초 계획보다 각각 8.9%, 24% 늘었다. 또 작년 연말 기준 신용성장률(대출 증가)은 2021년 말 대비 19% 증가해 1조1500억동을 넘어섰다. 

베트남 최대 은행인 BIDV는 전년 대비 70% 증가한 23조1900억동의 이익을 지난해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BIDV의 총 자산은 2022년 12월 기준, 전년 대비 약 21% 증가한 2120조동을 나타내 자산 규모 1위 은행의 지위를 유지했다.

업계 2위 규모인 비엣틴(Vietin) 은행은 지난해 세전 이익 기준, 20조5000억동의 이익을 나타냈다. 비엣틴은행의 신용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통해 부실채권 비율을 낮은 수준(약 1.2%)으로 통제했다고 은행 측은 밝혔다. 다만 비엣틴 은행의 영업비용 대비 영업이익률(CIR)은 30% 미만으로 은행 업계에서 가장 낮았다. 

민간은행 중 최대자산을 보유한 테크콤(Techcom) 은행은 2021년 대비 10% 증가한 25조6670억동의 이익을 나타냈다. 영업비용은 20% 증가한 13조4000억동을 기록했으며 지불, 현금, 보험, 신용장과 같은 서비스 수입은 25% 증가한 9조7000억동이다. 테크콤 은행의 지난해 신용성장률은 14.5%를 나타냈다.

이밖에 베트남수출입은행(Eximbank)은 2021년 대비 가장 높은 208%의 이익증가율을 나타냈다. 아울러 베트남우정은행(LienVietPostBank) 56%, 동남아시아은행(SEABank) 55%, 아시아은행(ACB) 43%, 베트남군대은행(MB Bank) 30% 등 대부분 은행들이 지난해 높은 이익증가율을 기록했다.

VNBA에 따르면 상장은행사 27개사 중 지난해 20개사가 이익 구조를 유지했다. 전체은행의 평균 신용성장률은 14.5%였으며, 부실채권 비율 평균 3%에서 통제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이익 성장에 힘입어 전체은행 직원 신규 고용은 평균 4% 이상 증가했으며, 대부분 은행들이 최대 성과급을 지급하고 임금은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VNBA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압박 등 세계경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신용성장률이 크게 회복되면서 은행들이 영업이익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베트남 은행업계의 과도한 수익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은행의 수익은 결국 다른 사업 분야의 기업들이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좋은 소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쩐반람(Tran Van Lam) 국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은행의 높은 수익과 기업의 어려움 사이의 명암을 강조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춰 기업과 어려움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은행은 특정 업종의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완화했지만, 기업은 그 이상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재무아카데미 딘쫑틴(Dinh Trong Thinh) 교수는 “기본적으로 높은 금리는 경제에 좋지 않다”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운영 비용을 삭감하라는 정부의 요청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이 이익금을 쌓아두기보다는 프레임워크 개발 등 선진금융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준비금을 마련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SSI증권은 은행의 신용성장 하락과 자본비용(금리) 상승이 올해 은행권의 어려움을 예고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SSI에 따르면 침체된 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은행권에 영향을 미치면서 신용성장률이 둔화하고 이에 따라 요구불 예금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2023년 하반기까지 지속되면 높은 대출 비용이 기업의 수익성을 감소시키고 부채 압력을 증가시키면서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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