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동산 침체 여파"....업계 2위 노바랜드 이자 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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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3-03-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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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구매 대출이자 보조 지급 중단...자금 악화에 프로젝트 중단도 이어져

  • 노바랜드 총 채권 3조원 넘어...시중은행에 대출자금 3년간 유예요청

노바랜드 아쿠아시티 모델하우스에서 관람객들이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VN익스프레스 온라인판 캡처 ]

베트남 부동산 개발업계 2위인 노바랜드(Novaland)가 결국 투자자(주택 구매자)에 대한 이자 지급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베트남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노바랜드의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현지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연쇄파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부동산 개발 수주규모 2위인 노바랜드가 부동산 판매 촉진을 위해 노바랜드의 주택 구매자들에게 제공하던 ‘주택대출 보조금(이자 지급 지원)’을 이달 들어 갑자기 중단했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자들은 노바랜드 주택 구매에 대한 은행 담보대출을 전적으로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사측과 크게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하(Ha)씨는 노바랜드가 개발 중인 동나이성(Dong Nai)성 비엔호아시(Bien Hoa)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아쿠아시티(Aqua City)의 주택을 구매했다. 당시 분양가는 120억동(약 7억원)이었으며, 하씨는 계약시 노바랜드가 대출이자 대부분을 대신 지급한다는 말을 믿고 보유한 현금과 은행에서 50억동을 추가로 대출받아 주택을 구매했다. 

노바랜드는 초기 2년간 대출 이자에 대한 대납을 보장했기 때문에 하씨는 이자로 나가는 돈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노바랜드가 돌연 이자 대납을 중단하겠다고 하씨에 통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하씨는 VN익스프레스에 “현재로선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청산하고 싶지만 회사 측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자신의 투자를 크게 후회한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주택구매자들도 하씨와 사정은 다르지 않다. 노바랜드는 최대 규모인 아쿠아시티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에 구매자들에 대한 이자 지급도 중단했다.

노바월드 판티엣(Novaworld Phan Thiet) 빌라를 구입했다는 응우옌씨는 “분양가 140억동(약 7억8200만원)에 주택을 구매했고 분양가의 60%는 은행에서 대출했지만 올해부터 노바랜드가 대출이자 대납을 중단하면서 자신이 고스란히 이자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를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계약을 포기하거나 집을 되파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상황을 토로했다.

베트남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금과 같이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빌라를 내놓더라도 되팔기가 어렵다. 또한 집 계약에 대한 취소 위약금은 전체 계약액의 최대 40%까지 되기 때문에 계약자로서는 큰 손해를 감내해야 한다. 
 

노바랜드가 지난 2013년 호찌민 7군에 완공한 썬라이즈 시티 [사진=노바랜드(NOVA LAND)]

업계 전문가들은 노바랜드의 이자 지급 중단 선언이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노바랜드의 신규대출 수단이 막히고 자금경색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호황기에 판매했던 상품 전략을 그대로 이어나가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응우옌꾸인안(Nguyen Quynh Anh) 부동산컨설팅 자문 교수는 “지난해부터 신용 기관이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면서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한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노바랜드뿐만 아니라 다른 부동산 개발사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바랜드 측은 지난해 중반 이후로 인플레이션, 신용 긴축, 이자율 상승에 따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적용한 대출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빠른 시간 내에 중단된 공사를 완료해 단계적으로 고객에게 제품을 인도하고 주요 은행들과 협력해 고객들에게 차후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해 노바랜드는 대출 자금을 3년간 유예해 달라고 주요 시중은행들에 요청한 상황이다. 부이타잉년(Bui Thanh Nhon) 노바랜드 회장은 지난 23일, 은행이 지불 기한을 2~3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제안하면서 “이 연장은 개발자가 시장 회복을 기다리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허가를 취득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다. 시의 적절한 연장은 전체 부채의 10~20%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투자자문사인 FIDT에 따르면 노바랜드의 미결제 대출 및 채권은 약 57조6000억동으로 추산된다. 이 중 단기 부채 잔액은 26조7000억동이고 장기 부채는 30조9000억동이다. 노바랜드의 주요 채권은행은 MB은행, VP은행, PVcom은행 등이며, 특히 MB은행은 노바랜드의 미결제 대출 12조 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랜드는 지난 2007년 창업주 부이타잉년 회장이 설립한 베트남 굴지의 부동산 개발 업체다. 노바랜드는 한때 호찌민과 베트남 남부 부동산경기 호황에 따라 업계 1위까지 오르는 성장세를 거듭했으나, 빈그룹에 밀려 현재는 시가총액 및 건설 규모 2위 업체이다.

노바랜드가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 동나이성의 '노바랜드 아쿠아시티'는 지금까지 투자액만 12조953억동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30억 달러 규모의 빈투언성의 '노바월드 마리나시티' 사업에는 이미 인프라 구축에 5조동이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10여개의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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