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가 운을, 명상이 도움을"…고진영, 슬럼프 이겨내고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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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토사=이동훈 기자
입력 2023-03-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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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BC 위민스 백투백 우승

  • 우승은 오로라·명상 덕분

  • 대회 내내 오던 비처럼 눈물

우승 직후 친구와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는 고진영. [사진=A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은 정말 길었다. 싱가포르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다. 선수들은 수차례 경기가 중단돼 한 라운드에 12시간을 골프장에서 보내기도 했다.

이날(5일·현지시간) 고진영은 유례없는 악조건 속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눈물은 한 주 내내 내리던 비처럼 멈추지 않았다.

고진영은 이날 우승(17언더파 271타)으로 투어 통산 14승을 쌓았다. 13번째 우승과 14번째 우승이 같은 대회다. 1년 동안 다른 대회 우승은 없었다.

기자회견장에 착석한 고진영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 이 대회를 우승하고 또 우승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그러지 못했어요."

고진영은 잠시 숨을 골랐다. 생각도 정리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으려고요. 들뜨지 않을 거예요."

고진영은 오랜 팬들에게 우승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에게 집중했다. "나 자신을 잃지 않을 거예요"라는 말을 대회 기간 내내 되뇌었다. "패배는 걱정하지 않아요"라는 말과 함께다.
 

고대하던 우승컵을 들어 올린 고진영. [사진=AP·연합뉴스]

지난겨울 고진영은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핀란드로 여행을 떠났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다. 오로라는 보기 힘든 발광 현상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 오로라를 봤어요. 오로라는 정말 보기 힘들어요. 자칫하면 못 볼 뻔했는데 봤어요. 장관이었어요. 오로라가 운을 가져다준 것 같아요. 운이 좋은 사람인가 봐요."

오로라는 고진영에게 운을 가져다줬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의 마음을 우승으로 이끌었을까. 바로 명상이다.

고진영은 대회 내내 명상을 언급했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눈물이 뺨에 흐르던 그에게 명상을 물었다. 눈이 반짝였다.

"명상을 한 지는 한 달 정도 됐어요.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났어요. 같이 2시간 정도 명상을 해요. 이렇게 투어를 뛸 때는 아침과 저녁에 혼자 명상을 해요. 마음이 편해져요."

명상 선생님을 물었다. 이번에는 미소로 시작하는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안 알려드릴 거예요. 나만의 선생님이에요. 꼭 숨겨 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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