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칼럼] 플레이어스 왕좌를 다시 노리는 김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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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아 추 치앙 PGA 투어 APAC 이사
입력 2023-03-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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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와 아버지 김두용 씨(왼쪽부터).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어린 시절 아버지(김두영 씨)로부터 혹독한 가르침과 애정 표현을 받은 김시우는 아시아 최고 골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1월 하와이 소니 오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4승을 쌓았다. 어린 나이에 거둔 성공이다.

하지만, 김시우는 만족하지 못한다. 성공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김시우는 17세에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퀄리파잉(Q) 스쿨은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통한다. 김시우는 4번의 관문 모두를 이겨냈다.

김시우는 4승 등으로 1800만 달러(약 233억6000만원) 이상의 상금을 누적했다. 최고의 우승은 2017년 제5의 메이저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다. 당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김시우는 지난해 9월 프레지던츠컵(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의 남자골프 대항전)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보였다. 그는 캠 데이비스, 김주형과 한 조로 플레이했다.

데이비스와는 미국의 스코티 셰플러-샘 번스 조를, 김주형과는 미국의 패트릭 캔틀레이-잰더 쇼플리 조를 눌렀다. 

김시우는 코스 안과 밖에서 조용하다. 얌전한 편이다. 그러나 퀘일 할로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저스틴 토머스와의 매치에서는 집게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며 미국 응원단의 환호와 야유를 잠재웠다.

한 조로 플레이한 김주형이 긴 거리 퍼트를 넣었을 때는 디즈니랜드에 처음 간 아이처럼 신나 했다.

김시우가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 현재는 노력 덕분에 우승 인터뷰까지 영어로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소니 오픈에서도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김시우는 잘 하지 않았던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김시우는 "아버지는 항상 나에게 '너는 최고가 아니다. 그러니까 최고인 것처럼 행동하지 마라.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다승은 최경주와 마쓰야마 히데키가 보유한 8승이다. 김시우는 4승으로 기록 경신에 가장 근접해 있다.

김시우는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10위 안에 있는 선수들과 경쟁해 보니 아직 세계 최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나는 일이 잘 풀린 경우다. 2016년과 2017년 우승 모두 운이 따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시우는 "로리 매킬로이, 토머스 등과 경기를 하면서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그들이 360야드(약 329m)를 날리면 난 60야드(약 54m) 뒤에 있었다.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선수들의 부모 중에는 소위 '호랑이 부모'가 많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다. 김시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시우는 아버지 덕분에 겸손해졌다.

호주의 애덤 스콧은 두 번의 프레지던츠컵에서 김시우와 활약했다. 스콧은 최근 김시우가 보여준 승부욕과 카리스마에 놀라지 않았다. 알고 있는 듯한 반응이다.

스콧은 "사실 김시우는 내면에 그런 모습을 많이 갖고 있다. 아시아인들의 경우 그런 사람들이 많다. 김시우는 어린 나이에 플레이어스에서 우승했다. 프레지던츠컵을 통해 다시 알려졌을 뿐이다. 그는 토머스와의 경기에서 빛났다. 어려운 상대"라고 말했다.

조던 스피스도 김시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LPGA 투어에서 일어났던 일이 현재 PGA 투어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 한국 선수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김시우는 재능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의 경기를 보는 것은 항상 즐겁다."
 

김시우와 오지현(왼쪽부터). [사진=PGA 투어·게티이미지]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오지현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시우는 결혼에 대한 질문에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이런 부담감이 나중에 우승 경쟁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시우는 "당시 걱정이 많았다. 결혼식 당일에도 긴장을 많이 했다. 대회 때보다 더 긴장했다. 실수할까 봐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시우는 "아내가 프로골퍼라 좋다"고 했다.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한다. 공감하는 바가 많다. 그래서 서로를 배려한다. 골프에 관해 이야기할 때 편하고 좋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함께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

김시우는 최근 새로운 캐디(매니 비예가스)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PGA 투어 4승을 거둔 카밀로 비예가스의 동생이다. 

김시우는 "지난해는 힘들었다. 최종 라운드가 항상 발목을 잡았다. 기대가 크다 보니 부담이 컸다. 올해는 비예가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편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비예가스가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추아 추 치앙(Chuah Choo Chiang)
- PGA 투어 APAC 국제 마케팅 & 커뮤니케이션 수석 이사
 

[사진=추아 추 치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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