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무노조경영' 신세계, 첫 노조 설립…경기 불황 속 노사상생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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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3-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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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노동조합 조합원과 한국노총·섬유유통노련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신세계노조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최초의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그동안 이마트와 백화점 등 계열사 산별 노조가 있긴 했지만, 신세계그룹 차원의 노조 설립은 1963년 삼성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노조 설립은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는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축이 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21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해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 소속 신세계 노조의 출범을 알렸다. 신세계 노조는 백화점 근로자들이 주도해 설립했다. 신세계백화점 직원 수는 총 3000여 명이다.
 
김영훈 신세계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60년 동안 신세계백화점은 성장을 거듭해왔다”면서 “최근 불거진 경영진의 운영 판단 실수를 시작으로 60년 동안 쌓아온 불만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그간 우리는 사측의 일방통행식 임금협상과 투명하지 않은 성과급 지급, 연장 근무의 만연으로 지칠 만큼 지쳐있다”면서 “신세계의 조직문화는 폐쇄적으로 전락하고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일방통행식 임금협상 중단 △불투명한 성과급 지급 개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 개편 △물가상승률에 따른 임금인상, 인력 충원과 업무폰 지급 등을 요구했다.
  
신세계백화점 노조 설립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회사가 사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임금과 성과급, 상여금 등을 정하고 있다”며 노조 설립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했지만 임금 인상률이나 성과급은 예년과 별 차이가 없어 임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확산했다. 
 
지난달 1일부터 7일간 네이버 밴드에 가입하는 형식으로 집행부를 꾸린 노조는 같은 달 16일부터 임원을 제외한 신세계백화점 직원을 대상으로 조합원을 모집했다.
 
노조 설립이 본격화하자 손영식 신세계 사장은 지난달 6일 “전 임직원에게 400만원의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백화점 경영진은 2월 6일 뒤늦게 전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 4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노동조합 설립을 우려해 입막음 용도로 예산을 집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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