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엘 강·리디아 고가 이야기하는 프로골퍼 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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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이동훈 기자
입력 2023-03-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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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니엘 강과 리디아 고(왼쪽부터). [사진=LET]

한국에는 제2의 박세리, 제2의 박인비를 꿈꾸는 수많은 여성 골프 꿈나무가 있다. 꿈나무 곁에는 아름드리나무처럼 비와 바람을 막아주는 부모가 버틴다.

이들은 저마다 비슷한 고민을 한다. 실력, 성적, 장래다. 실력과 성적은 눈앞에 보이지만, 장래는 보이지 않는다. 떡잎부터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한 꿈나무의 부모는 최근 "막연하다"고 털어놨다.

막연의 시작은 어릴 때부터다. 일단 국내와 해외를 선택해야 한다. 국내는 대한골프협회(KGA) 국가대표와 빠른 프로 전향 중 하나, 해외는 대학 골프팀 진학과 국내보다 더 빠른 프로 전향 중 하나다. 물론 세분화하면 더 많다.

고민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프로가 될 때까지 계속된다. 

14일(현지시간)과 15일 양일간 싱가포르 라구나 내셔널 골프 리조트 클럽(파72) 기자회견장에는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팀 시리즈 싱가포르(총상금 100만 달러) 출전을 앞둔 미국 동포 대니엘 강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가 방문했다.

두 사람의 뿌리는 한국이다.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싱가포르가 아닌 한국을, 몇 주간 어디를 다녀왔는지 묻는 질문에도 한국을 답했다.

두 사람은 동포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프로 전향 시기는 조금 달랐다.

대니엘 강은 18세, 리디아 고는 16세에 했다. 대니엘 강은 대학팀에서 뛰다가 US 위민스 아마추어 우승 직후,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4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며 프로가 됐다.

대니엘 강의 생각은 확고했다. "프로는 대학 졸업 이후가 좋다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는 좋지 않다. 12~15세에는 친구와 어울리고 팀 골프를 하는 게 좋다. 대학팀에서 뛰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대니엘 강은 18세에 프로 생활을 시작해 12년째 경쟁 중이다. "12년째 이 일을 했다. 15세에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고 해서 30세에 큰 인물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대니엘 강은 두 선수를 예로 들었다. "스테이시 루이스의 세계 1위와 줄리 잉스터의 US 위민스 오픈 우승은 모두 느지막한 나이에 기록했다."

리디아 고의 생각은 좀 달랐다. 

리디아 고는 "선수마다 여정과 경로가 다르다. 꼭 한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 졸업 이후 프로가 되는 훌륭한 선수도 많다. 물론 나와 렉시 (톰프슨), 브룩 (헨더슨) 등은 대학 가기 전에 일찍 프로로 전향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디아 고는 "누가 그 방향을 선택했다 해서 맞출 필요는 없다. 언제든 준비됐다고 느낀다면 다른 시간대, 다른 나라에서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잠시 생각하던 리디아 고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때 대학에 진학하고, 골프팀에서 뛰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체 없이 이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러나, 분명히 나의 결정에 후회는 없다."

두 선수는 다르게 시작해 한 무대에서 뛰고 있다. 어떠한 방향이 옳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점은 있다. 바로 아름드리나무의 희생과 사랑이다.
 

대니엘 강(오른쪽)과 어머니 그레이스 리 씨. [사진=LPGA]

대니엘 강은 지난해 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직후 "어머니가 없었으면 우승하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14일 기자회견에서도 "어머니는 나에게 '누구든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말이 맞다"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리디아 고와 어머니 현봉숙 씨. [사진=조원범 기자 제공]

15일 기자회견장에서 리디아 고는 "어머니 혹은 여동생과 함께 투어를 다닌다. 어머니는 한국 요리를 정말 잘한다. 어머니는 다행히 나와 같이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동생은 두 번째 어머니 같다. 나를 많이 도와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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