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SW기업 동남아 진출 릴레이…글로벌 거점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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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3-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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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클라우드, 인니 통신사 클라우드 구축

  • 카카오모빌리티, 라오스서 그렙 등 맞불 예고

  • 웹케시그룹, 캄보디아 기업 자금관리 수요 공략

  • 베스핀글로벌, 클루커스 등 MSP 수요 발굴 나서

  • 인피닉 데이터 생산 강화...영림원 세무솔루션 보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성장을 꿈꾸는 한국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진출 길에 올랐다. 올 초부터 동남아 지역 각국에서 기업용 클라우드·빅데이터·모빌리티·패키지SW 영업망과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대 포털 네이버·카카오의 계열사부터 업력이 짧지 않은 중견·중소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까지 현지 법인 설립, 파트너십 체결, 공동 사업 추진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의 체계적인 해외 진출 지원 수혜 성과라기보다, 대체로 자체 수립한 글로벌 사업 로드맵에 따라 ‘각자도생’하는 양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부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클라우드 3위권에 도전하면서 싱가포르를 거점을 두고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시스코,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텔콤’의 자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각 사 전문성을 결합한 ‘통신(telco) 클라우드’ 구축과 효율적인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제공을 예고했다.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APAC 사업개발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인터넷 기업들이 혁신을 일으키는 사업성 유망국”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월 31일 라오스 진출을 선언하면서 현지 국민 기업 엘브이엠씨홀딩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연내 현지 전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고젝, 그렙과 경쟁을 예고했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은 “주요 시장인 동남아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아시아·중동 등에서 30여개국 이동 수단 이용을 중개하는 ‘카카오T 로밍’을 운영해 왔는데 작년 미국령 괌에 카카오T 기술 인프라 적용, 지난 22일 영국 스타트업 스플리트(Splyt) 인수 등으로 해외 시장을 직접 공략한다.

웹케시그룹은 계열사 웹케시글로벌이 2022년 출시한 기업용 자금관리 솔루션 ‘와북스(WABOOKS)’로 중소기업 업무 선진화 바람이 불고 있는 캄보디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13년 설립한 현지 법인 코사인(KOSIGN)을 통해 올해 1월 12일 프놈펜 상업은행(PPCBank)과 MOU를 맺고 와북스 공동 마케팅과 핀테크 기술 이식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2022년 8월 웹케시글로벌이 베트남 합작법인 ‘웹케시제뉴인’과 투자계약을 맺으면서 협업툴 ‘플로우(Flow)’와 함께 출시한 와북스의 글로벌 보급을 가속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 베스핀글로벌이 지난 20일 MOU를 맺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술 기업 ‘지바이크(GBike)’와 공용 전기자전거 서비스 ‘그린바이크 위드 베트남’을 추진 중이다. 이 서비스를 베스핀글로벌과 대우건설 현지 법인 ‘THT디벨롭먼트’가 공동 개발해 운영 중인 스마트시티 데이터 통합 관리 플랫폼에 탑재하고 현지 핀테크 스타트업 ‘모모(MoMo)’의 결제 시스템을 결합해 제공한다. ‘후에’, ‘다낭’ 등 주요 도시에서 사업 모델을 표준화해 인구 100만 명 이하 중소 도시 60여곳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 전문성을 보유한 MSP 클루커스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현지 상장사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세웠다. 현지에선 정부 주도 국가 디지털 인프라 전환 계획이 추진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신사업 기회가 열려 있다. 이에 MS는 2021년 4월 16일 현지 첫 데이터센터 설립과 디지털 기술 교육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2023년 말까지 현지인 100만명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클루커스 말레이시아 합작법인은 이미 현지서 채용한 인력을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AI)·자율주행 학습용 데이터 전문기업 인피닉은 2017년 설립한 베트남 법인 사옥을 올해 2월 20일 확장 이전하면서 현지 데이터 사업 규모를 본격 확대한다고 밝혔다. 하노이 중심가인 중화지역에 마련된 사옥은 연면적 1800㎡ 규모의 지하 1층~지상 7층 건물에 500여명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으로, 2D 이미지 월 1000만장 이상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피닉은 베트남을 동남아 생산 거점으로 삼아 연내 하노이 외 지역에 추가 업무공간을 열고 데이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견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은 2020년 8월 코스닥 상장 이후 동남아 중심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8년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해외사무소를 두고 시작한 현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 5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앞서 진출한 일본에서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ERP 제품 ‘시스템에버(SystemEver)’를 공급하며 유의미한 매출을 확보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회계사무소를 겨냥한 기장·세무 자동화 솔루션 ‘어카운택스(Accountax)’ 공급을 늘리면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2월 12일 ‘디지털 통상 국제콘퍼런스’에서 올해부터 디지털 대기업, 중소벤처, 관계부처로 구성된 ‘디지털 수출개척단’을 운영해 '선단형 해외진출' 확대를 지원하는 디지털 통상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기존 ‘디지털 수출 종합지원센터’ 확대 운영과 ‘K-스타트업센터’를 통한 지원 강화도 예고했다. 선단형 해외 진출은 IT서비스 기업이 중소·중견 SW 기업의 제품을 묶어 통합 솔루션으로 공급·구축함으로써 신흥 시장에 굵직한 도입 사례를 확보하고 여러 SW 기업의 입지 확대를 추구하는 사업 모델이다. 지난 20년간 역대 정부 정책에서 국내 SW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산업 육성 전략 방향에 빠짐 없이 등장했으나, 실현 사례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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