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조직개편·투자논의 '올스톱'...KT 경영공백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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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03-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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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림 대표 내정자 사퇴...KT, 4월부터 '선장 없는 배'

  • 경영 안정화 위해 전임 대표 또는 사장단 나설 전망...이석채 이후 2번째 공백

  • 차기 대표 물색해야 할 KT이사회도 함께 마비

[사진=KT]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KT 경영공백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

27일 KT는 윤경림 차기 대표(CEO) 내정자가 사퇴하기로 결정하고 KT이사회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한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4일 앞두고 나온 결정이다.

윤 내정자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윤 내정자가 사퇴함으로써 KT는 4월부터 '선장 없는 배'가 되어 표류하게 됐다. 후보자 물색과 주총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KT 차기 대표가 선임돼도 빨라야 올 하반기부터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표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 △조직 개편 △상무급 이상 임원 인사 △계열사 투자 유치 및 상장 추진 등이 상반기에는 '올스톱'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T는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 안정화를 위한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상법상 신규 대표가 선임되기 전까지 전임 대표였던 구현모 KT 대표가 임시 대표를 수행할 수 있다. 

또는 KT 정관상 사장급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나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이 대표대행을 맡아 차기 대표 선출 전까지 KT를 임시로 이끌 가능성도 있다. 과거 이석채 전 KT 회장이 검찰 수사로 중도사퇴했을 때 표현명 당시 KT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이 임시대표를 맡아 KT를 운영한 바 있다.

문제는 대표 공백을 채우고 회사를 다잡아야 할 KT이사회도 사내이사 부재와 주요 주주들의 사외이사 연임 반대라는 내우외환에 처한 점이다.

윤 내정자는 KT를 함께 이끌 사내이사로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송경민 KT SAT 대표(사장)를 선임하고 주총에 안건으로 올렸으나, 윤 내정자의 사퇴로 2명의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것은 없던 일이 됐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구 대표와 윤 내정자는 오는 31일부로 임기가 끝난다.

사외이사진의 경우 기존 사외이사였던 이강철, 벤자민 홍 이사가 연초 사퇴한 데 이어 신규 사외이사로 내정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이사 자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강충구·여은정·표현명 KT 사외이사의 재선임이 이번 주총에 안건으로 올라오지만 통과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KT 1·2대 주주인 국민연금·현대자동차뿐 아니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도 3명의 사외이사 연임을 반대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KT이사회는 4월 이후 김대유·유희열·김용헌 3명의 사외이사만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 경우 차기 대표 선임이라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KT는 차기 대표 선임과 이사회 개편이라는 중요한 작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윤 내정자가 사퇴와 함께 KT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정부·여당·대주주의 뜻에 따라 새로 꾸려지는 KT 대표 인선자문단을 중심으로 차기 대표 물색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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