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산 이전' 갈등 고조…勞 '출근 저지 운동'에 使 '경영협 외부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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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3-03-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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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규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오른쪽)이 2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던 중 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에게 가로막혀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이전’을 두고 대립 중인 KDB산업은행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 의결을 위한 경영협의회를 저지하기 위해 노조 측은 회장·부행장 출근 저지에 나섰는데 사측은 이를 피해 은행 밖에서 경영협의회를 열었다.

KDB산업은행은 27일 서울 모처에서 경영협의회를 열고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경영협의회를 앞두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업은행지부(산은 노조)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회장·부행장 출근 저지 운동, 부산 이전 반대 집회 등을 열었다.

산은 노조는 이날 각 출입구에서 경영협의회 구성원인 회장·부행장에 대해 출근을 저지하고 나섰다. 김복규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이근환 KDB산업은행 부행장 등이 이날 본점으로 출근했다가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산은 노조는 지난 23일에도 첫 출근하는 김 수석부행장을 저지한 데 이어 이날도 경영협의회를 무산시키려 하는 등 본격적으로 실력 행사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 경영진은 이날 본점이 아닌 서울 모처에서 경영협의회를 개최하고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을 의결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산은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이 경영협의회가 아닌 이사회에서 의결돼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의결안 효력 중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투쟁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영협의회가 노조 측 실력 행사를 피해 본점 밖에서 개최돼 노사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산은 노조는 28일 이전공공기관 지정 방안을 넘겨받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상 하자를 지적한다는 방침이다.

정청 산은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직원을 철저히 무시한 채 은행 미래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강 회장 등 경영진을 규탄하고 위법·졸속으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규탄, 날치기 이전안 폐기를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KDB산업은행에서 이전안을 전달받은 금융위원회가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이전기관 지정을 신청하고, 국토부가 검토를 거쳐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면 행정 절차가 마무리된다.

그러나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제4조에서 ‘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산은 노조가 위법·졸속 등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은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라는 점에서 야당 측 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다수 야당 의원들은 최근 산은 노조를 방문하는 등 연대하고 있다.

산은 노조 측 주장은 ‘노사 공동 이전 타당성 검토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해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제안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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