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데믹' 코코본드 우려 번질라…국내 금융권, 일제히 '콜옵션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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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3-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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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최근 23조원 규모의 크레디트스위스(CS) 조건부신종자본증권(AT1, 코코본드)이 UBS 인수 과정에서 전액 소각돼 휴지조각이 된 사태를 계기로 국내 금융권에도 코코본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에 만기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방침을 속속 밝히고 나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 25일부터 개시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2013년 4월 발행)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이와 별도로 오는 7월에는 4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연내 총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이 예정돼 있다. 우리은행 측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콜옵션 행사 시점에 맞춰 정상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은 내달 만기인 1350억원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금융권에선 조기상환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CS 상각 사태에 이어 도이체방크 CDS프리미엄(부도위험 지표) 급등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은행 시스템의 우려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역시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만기가 다가오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신종자본증권이 없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유럽 은행 부실 사태로 인한 신종자본증권 관련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처럼 공포가 급속하게 번진다는 뜻이 담긴 ‘뱅크데믹(Bankdemic)’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전 세계 금융권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코본드 리스크가 새롭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작년 말 국내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는 31조4000억원(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지주 18.1조원+은행 13.3조원) 안팎이다.

일단 국내 금융권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는 시각이 높다. 국내에서 이와 같은 신종자본증권 부실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내 약 19조원의 자기자본이 감소할 정도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야 하는 만큼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 보통주자본비율은 13.1% 수준으로 부실금융기관 평가대상 선정 기준(2.3%)을 크게 웃돈다"면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후순위 특약 상 은행 및 지주 상각조건이 발생하면 보통주가 손실흡수 버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충격을 흡수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업무를 다루는 금융권 내부에서도 유럽 은행발 우려가 부각되고 있지만 부실 가능성이 낮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상각 조건이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한정돼 있는 등 상각 조건에 있어 국내 금융권과 해외 사례는 다소 차이가 있고, 국내 금융권의 자산건전성과 자본 여력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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