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애타는 김포시, 할 일은 많고 권한은 없고··· 김포골드라인 대책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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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강대웅 기자
입력 2023-04-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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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포시, 시민 안전 도모하는 데 전 행정력 동원

  • 정부 발표, 현지 사정 고려치 않은 발상...애가 더 탄다

김병수 김포시장(왼쪽 첫째)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왼쪽 둘째)이 지난 17일 오전 70번 버스에 올라 골드라인 혼잡률 단기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김포시]

열차와 승강장의 과밀로 사고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에 대해 연일 대책이 나오고 개선책이 등장하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김포시로선 애가 더 탄다.

그동안 수없는 대책과 개선 요구에 4년 동안이나 묵묵부답하던 정부가 여론에 밀려 나서고는 있지만 김포시가 독단적으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얼마 없어서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이라는 것도 모두가 서울과 관계된 현안들이다. 김포시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또 투입돼야 할 예산 집행에도 한계가 있다.

정부의 지원 ‘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는 기초자치단체 예산 집행 구조 때문이다. 따라서 김포시민들의 서러움은 더욱 크다. 엊그제 경기도와 김포시가 함께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기서도 신속한 예산 집행의 걸림돌이 있었다.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문제 해결을 위해 급한 대로 32억원의 예비비를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지방재정법상 집행이 어려웠다. 예비비가 코로나19 등 긴급재해대책을 위해서만 보조금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와 협의로 긴급재해대책 지역으로 지정된 뒤에 집행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설움을 또다시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김포시가 집행하는 것도 아니다.

오는 24일부터 김포골드라인 대체 노선인 70번 버스 노선에 직행 전세버스를 투입, 배차 간격을 현행 15분에서 5분으로 단축, 출근 시간대인 오전 6시 30분~8시 30분에 걸포북변역~풍무역~고촌역~개화역을 경유해 김포공항까지 운행하는 전세버스도 추가 투입하는 등 경기도가 예비비를 활용해 추진한다.
 
개화~김포공항역 구간의 버스전용차로 연장 개통이 시급한데 이것도 수 개월이 걸릴 일이다. 김포시민들의 고통이 장기화할 게 뻔하다.

이 밖에 김포골드라인 주요 지하철역에 전문 안전요원 배치, 주요 혼잡역사에 소방 구급요원 배치, 응급환자 발생 시 병원 이송 담당자 배치 등 승차 인원을 제한해 승객의 안전을 도모할 방침 등도 경기도 주관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김포시가 여기서 제외됐다는 것은 아니다. 공동으로 참여해 대처하고 협조하고 대책을 시행함은 물론이다. 국토부 주관 특별대책 추진 전담 조직(TF)에 참여하고, 국토교통부·서울시와 협력해 긴급대책 현안을 해결하고, 중장기대책의 정책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서울시와 경기도·김포시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으나 김포지역 출퇴근 시민들은 출퇴근길이 막히는데 버스 투입이 대안이 되겠냐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서울시는 1년 안에 한강 수상버스(리버버스) 도입 계획을 밝혔고, 경기도와 김포시는 오는 24일부터 김포에서 김포공항 구간에 전세버스 40대를 투입하겠다는 긴급대책을 제시했다.

지난 1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첫 대책 발표 후 지자체들이 부랴부랴 후속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김포시는 딱히 담당할 만한 대책이 없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긴박하다. 시민 안전을 도모하는 데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어서다.
 
긴급대책들이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들이거나 정부 지원 없이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김포시로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임시방편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게 많아 과밀 해소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는 여론은 더욱 비등하고 있다.

김포시로선 출퇴근길마다 위험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하루빨리 안전을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 데다 서울시는 당초 김병수 김포시장이 제안한 수륙양용 버스 도입을 검토한다고 했다가 수상버스(리버버스)로 급선회했다. 저속·고비용 문제가 제기된 수륙양용 버스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시는 수상버스(리버버스) 카드를 꺼냈다. 김포시의 입장이 어떤지도 묻지 않았다. 시속 50㎞로 빠르고 200명 안팎을 태우는 수상버스(리버버스)가 행주대교 남단에서 여의도를 20분에 갈 수 있어 김포 승객 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김포 현지 사정을 고려치 않은 발상이어서 김포시가 속앓이를 하게 하고 있다. 김포시는 한강 접근과 연결·환승에 시간·체증·비용 문제가 생기고, 신속한 대량 수송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 때문에 3분마다 1대씩 수도권 전철망에 연결되는 김포골드라인 이용객을 흡수하기엔 역부족이라 보고 있다.
 
김포골드라인의 과밀은 김포~서울 간 도로 인프라 부족이 근본 문제다. 이런 원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선 어느 대책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태를 방치할 순 없다. 지금까지 마련된 대책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정부와 경기도, 서울시는 마련한 대책을 가능한 하루라도 빨리 당겨 실행, 김포시민들의 공포를 줄이고 안전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김포시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히 경청, 김포가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특단의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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