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의 밀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 속도보다 내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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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3-04-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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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에서 군사용 드론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드론이 재래식 전쟁의 공식을 깬 ‘게임 체인저’라는 말도 나왔다. 개전 초기 러시아는 전차부대를 이끌고 빠르게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진격했다. 하지만 드론의 정밀한 타격으로 전세가 바뀌었고 1년간 소실된 러시아 전차가 1700여대에 달한다고 한다. 전통적 참호 공략법인 백병전이나 전차 돌격보다 드론을 활용한 공격이 주목받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목격한 세계 각국은 드론을 활용한 새로운 미래 전쟁을 준비 중이다.
 
우리 군은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무인기 도발 이후 드론부대를 창설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올해 1월 ‘합동드론사령부’를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방부는 지난 26일 드론작전사 창설을 위한 ‘드론작전사령부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드론작전사령부령에는 감시·정찰과 타격, 심리전, 전자기전 등 수행 임무가 담겼다. 특히 ‘타격’ 임무가 부여됐다. 이는 북한의 도발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제정안은 9월 1일 시행될 예정으로 드론작전사령부도 이때쯤 창설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예고안을 보면 드론작전사령부는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되며 장성급 장교가 사령관을 맡는다. 드론작전사령부에는 장성급 장교 3명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 3명이 포진된 규모 있는 사령부가 9개월 만에 만들어지는 셈이다. 군 일각에서는 부대부터 만들어놓고 운영하면 된다는 주먹구구식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 군은 육·해·공군 등 방공체계나 정찰드론 등의 이전 없이 별도의 전력을 마련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킬러 드론이나 스텔스 무인기 등의 확보가 불가피한데 한 번에 이런 체계들을 대량으로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드론 통합솔루션의 부재도 문제다. 통합솔루션은 드론 장비와 통신, 지휘 통제 체계를 연동해 운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한국 방산기업들은 최근 드론 통합솔루션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군은 공격과 방어 개념을 나눠 통합솔루션을 갖출 예정인 가운데 공격용 드론은 LIG넥스원이, 방어용 드론은 한화시스템이 개발에 돌입했다. 개발 초기 단계이며 올해 드론작전사령부가 구성이 된다고 해도 방산기업들의 드론 통합솔루션 적용은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전의 총아로 떠오른 드론을 전담하는 부대를 만드는 것을 반대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거대 사령부를 새롭게 창설하는 것인 만큼 속도 조절과 내부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에 시간을 갖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사진=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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