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K-기상산업 中] AI기술 융합·운송 분야 등 특성화…날씨 따라 웃는 글로벌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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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현미 기자
입력 2023-05-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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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웨더컴퍼니, IT 활용 날씨예측 고도화

  • 스톰지오, 수문 예측·기상 플랫폼 선점

  • 빅데이터 가진 기상청 등 정부 역할 중요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운영하는 반도체 공장은 2021년 2월부터 6주가량 가동을 멈췄다. 1998년 공장 설립 이후 처음이다. 폭염과 모래사막이 유명한 텍사스에 한파가 닥치면서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손실액은 3000억∼4000억원에 달했다.

# 국내 양봉농가는 2년째 이어지는 꿀벌 폐사로 깊은 시름에 빠졌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꿀벌이 사라지거나 폐사한 벌통 수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많다. 농민들은 기후변화 등으로 폐사가 급증했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특정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먹거리는 물론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도 막대한 손실을 안긴다. 주요 국가와 산업계가 기상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기상산업 매년 9.7% 성장


18일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펴낸 기상기후산업 조사보고서 '글로벌 기상예보서비스 시장 동향' 등을 보면 전 세계 기상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9.72%에 이른다.

2021년 기준 30억8528만 달러(약 4조1100억원)였던 시장 규모는 2028년에는 58억3504만 달러(약 7조7800억원)로 곱절 가까이 뛸 전망이다.

보고서는 "범국가적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재난 지속에 따른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로 기상기후데이터 활용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산업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기상예보서비스 시장 규모가 성장세"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 기술 융합으로 시장 선점


기상산업은 미국과 유럽이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을 이용한 예보를 선보이며 전 세계 시장을 41.2% 점유 중이다.

미국 웨더컴퍼니는 기상산업 글로벌 1위 기업이다. 1982년 세워진 이 회사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도 매출 5억6384만 달러(약 7527억원)를 올렸다. 글로벌 점유율은 18.3%에 달한다.  

웨더컴퍼니는 예보·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지역별 기상예보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기상 플랫폼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항공·에너지·공공부문 의사결정 지원과 위험관리·소송 대비 보험 평가 사업에 강점이 있다. 첨단 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AI와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컴퓨팅 기술 등으로 날씨 예측 고도화해 다른 기상기업보다 3배 높은 예측성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 세계 2위 기상기업인 미국 아큐웨더도 마찬가지다. 아큐웨더는 수요자 맞춤형 특보·예보와 사업 리스크 최소화, 날씨 정보 기반 신사업 발굴 같은 기상 컨설팅에 특화돼 있다. 2021년엔 기존 기상정보 형태를 AI 분석에 적합한 읽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개발했다. 같은 해 기상데이터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2021년 매출 1억8925만 달러(약 2526억원)를 올렸다.
 

독일 브란덴부르크 상업시설 지붕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사진=한화큐셀]
 

유럽 기상업체, 특성화로 승부수


유럽 선도 기업으로는 메테오그룹이 꼽힌다. 1986년 네덜란드에서 창업한 메테오그룹이 2021년 거둔 매출액은 1억625만 달러(약 1418억원). 유럽 12개국에 지사를 둔 메테오그룹은 각 국가를 대상으로 기상예보 사업을 하고 있다. 운송·해양·농업·에너지 등 분야별 기상 정보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네덜란드 푸그로와 노르웨이 스톰지오는 특성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푸그로와 스톰지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각각 2.8%(8591만 달러·약 1146억원), 2.2%(6718만 달러·약 896억원) 수준이다.

푸그로는 에너지 분야에 강점이 있다. 지질·해양 컨설팅과 에너지 산업 관련 연구·조사가 주사업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단지·선박 운영 등을 비롯한 산업계 컨설팅, 안전한 수송·연료 관리를 위한 이동 경로 예보 등에 선도적이다.

스톰지오는 해양정보를 기반으로 에너지 분야에 대해 기상예보와 컨설팅을 한다. 석유·가스·선박·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에 각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00년엔 수문 예측 서비스와 클라우드 기반 기상예보 플랫폼을 내놓기도 했다.

특성화와 첨단 기술 활용은 우리 기상업계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이전보다 높여가고 있다"면서 "유럽 기상기업 사업 구조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기상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후 변동성이 커 세계 기상산업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빅데이터를 가진 기상청을 비롯한 기상 관련 정부기관이 민간 기업을 지원하고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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