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 연동제' 대비 나선 기업들...로펌 자문·설명회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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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3-05-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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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8월 '납품대금 연동제' 시범 운영 확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시행되는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을 앞두고 기업들이 향후 발생할 법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을 위한 기업의 사전 예방 대응) 가동에 팔을 걷어붙였다. 주요 로펌도 올 상반기부터 공정거래 담당 팀을 중심으로 자문 제공과 관련 설명회를 연이어 개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시행 초기 실태조사 등 정부의 엄정 조치가 점쳐지는 만큼 관련 분쟁 이슈도 증가할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10월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제조·건설업, 거래처 다변화·법률자문에 속도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도입되는 납품대금 연동제와 관련해 다수 기업들이 시행 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이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방 건설사에 자재를 납품하는 A제조업체는 최근 납품 자재 구매 프로세스에 대한 자체 점검에 들어갔다. 납품 대금 연동제 도입으로 인한 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안에 맞는 프로세스를 새로 마련하기 위해서다. 시행 이전까지 납품 자재 거래처 구조조정과 원자재 비중 점검이 가능한 별도 시스템 구축에 나서겠다는 것이 A사 목표다. B건설사도 납품받는 자재별로 어떤 원재료가 납품거래 연동제 적용 대상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부 분석에 착수했다. 납품받는 부품에 특정 원자재 비중이 높으면 이에 대한 비율을 10% 이하로 조정하고 거래처도 다변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납품대금 연동제 대비에 나선 것은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으로 발생할 법률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납품대금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 가격에 변동이 있을 때 지급하는 납품대금에도 해당 변동분을 의무적으로 반영하게 하는 제도로 개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을 통해 시행된다. 상생협력법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은 주요 원재료가 있는 하도급 거래 시 연동 사항을 반드시 약정서 형태로 기재하게 된다.

향후 관련 약정서를 발급하지 않으면 위탁기업에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탁기업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거나 부정한 방식으로 탈법을 저질렀다고 인정되면 최대 5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하도급법 개정안 역시 하도급 계약서에 연동 관련 사항을 미기재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정한 탈법 등에는 5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도급을 준 공기업과 중견기업도 납품대금 연동제상 위탁기업에 포함된다. 특히 하도급법 개정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이라도 수급사업자보다 연간 매출액이 더 많으면 하도급대금 연동제 적용을 받게 된다. 개정 상생협력법상 법률 위반을 이유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법조계는 해당 법안에 따른 계약 미준수를 이유로 민사 분쟁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법률에 대한 자문 수요 역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일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문의 가운데 다수가 하도급 구조로 이뤄지는 건설업종이다. 그다음으로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제조업종에서도 시행과 관련해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하도급업체와 납품 단가 조정에 관한 규정을 포함하는 계약을 시행법에 따라 새로 체결해야 해 기업들이 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대형 로펌 소속인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도 “올해 상반기부터 법령 내용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늘고 있다. 개정 상생협력법은 현재 구체적인 대금 연동제의 목적물과 원자재·원재료 종류, 조정 조건 기준과 산식 등을 대통령령 등에 위임한 상황이다.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많은 만큼 약정서 형태 등 실무 문의는 물론 법적 효력 등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근배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정부가 제도 시행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고 기업들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면서 "첫 위반 사례가 되지 않도록 제조업체와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자체적인 대응과 준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펌들 중기부와 잇단 설명회 개최···상생협력법 주요 쟁점별 대응 속도
이와 관련한 자문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요 로펌들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함께 관련 설명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이달 대기업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설명 로드쇼를 열었다. 지난달 열린 1차 로드쇼에는 대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참여했다. 법무법인 광장 역시 올해 3월 중기부와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4월에도 신청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설명회를 개최했다. 법무법인 세종과 태평양도 지난달 중기부와 납품대금 연동제 대응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로펌들은 향후 △하도급법 적용 대상이 되는 기업 범위 △하도급법 개정안과 상생협력법 중복 적용 문제 △구체적 계약 조건 설정 △연동제 시행 시 기준 가격 선정 △연동제 이행을 위한 원가 정보 요구 문제 등이 주요 법적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하도급법 관련 자문을 진행해 온 내부 공정거래 담당 파트를 통해 납품대금 연동제 이슈에 대응하는 한편 관련 지침과 단가 변동표 등 자문 관련 대응 방안 수립에도 나서고 있다.
 
강 변호사는 “단가를 상시적으로 연동시키는 기준이나 어느 수준에서 원가가 변동돼야 연동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등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또 연내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는 하도급법 중복 적용 문제에 대한 자문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상시 대응이 가능한 모니터링 채널을 가동하고 공정거래 담당 변호사들을 통해 기업 수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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