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HD현대 등 민간기업도 누리호 발사 기여···'한국형 스페이스X' 첫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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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05-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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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민간 기업으로 최초로 참여하며 '한국형 스페이스X'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 천문학적 비용과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우주산업은 그간 주로 정부가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한화를 필두로 민간 주도 우주 산업 시대로 빠르게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 처음으로 참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총괄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총괄 주관 제작 업체로 최종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누리호 제작과 고도화 작업을 맡을 민간 기업을 물색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름을 올리게 됐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 이전한 것처럼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일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이 보유한 발사 운용·관제 등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차 발사를 포함해 2027년까지 남은 네 차례 누리호 발사를 총괄하게 된다. 이번 3차 발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이 주도하는 발사 운용 과정을 참관하며 노하우를 습득한다. 이와 달리 내후년 4차 발사는 순전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끌게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 6기를 조립·납품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75톤(t)급 누리호 엔진은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로 개발해 시험비행을 통해 성능 검증까지 마친 우주발사체 엔진이다. 

100%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누리호에는 HD현대중공업 역할도 적지 않다. HD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대를 개발·제작했다. HD현대중공업은 제2발사대 기반시설 공사를 비롯해 발사대 지상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 공급설비(FGSE), 발사대 발사관제설비(EGSE)까지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하고 발사 운용까지 수행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 시스템 공정기술 국산화율을 누리호에서는 100%로 끌어올림으로써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기업의 활약도 눈에 띈다. 이번 3차 발사에선 1·2차 발사와 달리 위성모사체(더미 위성)나 성능검증위성 등이 아닌 진짜 실용 위성이 실린다. 3차 발사에 탑재될 위성 8기(소형 1기, 큐브형 7기) 중 3기가 국내 벤처기업인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 제품이다. 

이들 민간 기업의 위성들은 고도 550㎞에서 우주 방사능 측정과 전자광학(EO) 탑재체 검증, 지표면 편광데이터 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누리호 고도화에 한화가 진출하면서 민간 우주산업 시대가 개화했다고 평가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까지 우주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기후변화로 지구 관측이나 우주공간 개척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 업체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은 2021년 490조원에서 2030년 852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발사대로 이송되는 누리호
    (서울=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2023.5.23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05-23 09: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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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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