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욱 서울변회장 "소통 강화해 ACP 도입·직역 확대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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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3-05-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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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존 성과들은 발전과 확장을, 아직 부족한 성과는 이를 완성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컸기 때문에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회원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더욱 완전하고 뚜렷한 개혁을 가시화하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치러진 제97대 서울지방변호사회(변회) 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했다. 회원들은 변회에 대한 ‘개혁 완수’ 기치에 다시 한번 표를 던졌다. 2021년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 변회 회장에 당선돼 변호사 사회에 ‘세대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정욱 회장(44‧변호사시험 2회)은 이번 연임으로 개혁의 안착이라는 더욱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 17일 아주경제와 만난 김 회장은 변호사 사회 통합과 개혁 완주를 위한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이를 통해 변호사 권리 확대는 물론 국민 전체 복리와 권익에도 도움이 되는 개혁을 임기 내에 완수하겠다는 목표다.
 
“변호사 직역 확대 추진 통한 공익 도모 나설 것”
김 회장은 올해 공익 증진을 전제로 한 변호사 직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대한 변호사 외부감사 의무화 도입 추진이 대표적이다. 도시 정비사업 관련 비리를 효과적으로 감시하면서 변호사 직역 확대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회장은 “도시정비사업 감사 등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조합 관계자에 대한 설득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이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Attorney-Client Privilege)’ 제도 도입이다. 김 회장은 연내에 관련 법안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상정과 통과를 목표로 국회와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소통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ACP는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이 아닌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에 가까운 개념으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국민의 일반적인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한국은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해당 제도가 도입되지 않아 사법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고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ACP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2기 집행부는 그간 진행해 온 주식회사 내부 통제 법안 발의에도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현행 준법지원인 제도는 주식회사를 내부에서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사실상 지금은 사내변호사 중 하나로 전락해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면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상 지정 감사와 유사하게 업무 감사를 변호사들이 담당하도록 하는 법안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변호사 책임보험 전국 확대·사설 플랫폼 대응 위한 소통·협력도 강화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현 집행부는 김 회장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변호사 전문인 배상 책임보험’ 전국 확대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변회는 2021년 말 전국 지방변호사회 중 가장 먼저 책임보험 제도를 도입했다. 책임보험은 변호사 업무 중 발생한 문제로 의뢰인 등에게 손해배상을 하게 됐을 때 배상금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1인당 보험료도 7만원 수준으로 낮춰 현재 회원 1만2600여 명이 가입하는 등 호응도 매우 높다. 지난 4월에는 전국지방변호사회장 협의회가 변호사 배상 책임보험 제도 가입 지원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는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책임보험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나고 있어 이른 시간 내에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욱 많은 변호사들이 전국적으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또 기존 가입 회원들도 비용 측면에서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전국적인 확대와 정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 난립하고 있는 사설 법률 플랫폼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남겨진 숙제다. 김 회장은 법률 중개를 목적으로 한 플랫폼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하되 중개 목적 이외에 리걸테크 기업과는 다양한 협업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나의 변호사’와 같은 공공 법률 플랫폼 활용도를 높이고, 회원들에 대한 하급심 판례 제공 등 통합정보시스템을 마련해 자체적인 서비스 경쟁력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변회는 기본적으로 리걸테크에 대해 우호적이다. 다만 플랫폼 중 리걸테크를 내세우면서 뒤에서는 법률 전문직에 대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잠식을 도모하는 업체들을 경계하고 견제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법률 중개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광고업체나 중개업체는 법적으로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 결국 시장 독점으로 인한 악영향은 일반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주요 사업 완수와 변호사 사회 통합을 위해 변회 회원은 물론 전국 지방 변호사회와 소통과 협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김 회장은 2000명 넘는 다양한 단체 회원 채팅방을 통해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오프라인 행사 등을 통한 직접 소통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난 임기 2년은 주로 사업 추진에 주안점을 두고 변회를 이끌었다면 남은 기간은 회원 간 소통에 더욱 중점을 두고 통합 노력에 나설 것”이라면서 “다양한 행사를 통해 회원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전국 지방변호사회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 회원 복지를 위한 신사업도 완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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