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들쑥날쑥', 경기진단 난감…무역적자는 15개월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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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조아라 기자
입력 2023-06-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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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나던 생산·소비 다시 꺾여, 투자는 오락가락

  • 동행지수는 상승하는데, 선행지수 6개월째 하락

  • 최근 경기국면 놓고 기재부·KDI 미묘한 입장 차

  • 반도체·中 수출부진에 '8월 흑자 전환론' 의구심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산업생산 전반을 확인할 수 있는 산업활동동향 수치가 특정한 방향성 없이 들쑥날쑥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의 주요 버팀목인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무역적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15개월째 이어졌다.

이대로라면 정부가 공언한 '8월 흑자 전환론'은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우려 목소리가 크다.
 
살아나던 지표 다시 꺾여···판단 안 서는 정부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모든 산업 생산활동 동향)는 올 1~3월 증가세를 보였으나 4월 들어 1.4%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 1월 감소했다가 2~3월 증가세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4월 들어 다시 2.3%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1월과 3월 감소했으나 2월과 4월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오락가락 흐름은 전망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하반기 둔화세에서 벗어나는 듯 보이지만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경기 진단과 대응책 마련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처음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뒤 4개월 연속 같은 진단을 내렸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 경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내수가 일부 회복하면서 전반적인 경기 하락세는 완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는 지난달 평가와 결론은 같지만 '내수 부진 완화에 따른 하강세 진정'이라는 표현이 추가돼 기재부보다는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명쾌한 정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생산 측면에서 하반기 정보기술(IT) 업황 반등과 중국 리오프닝 효과, 엔데믹에 따른 대면 활동 정상화 등은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 높은 반도체 재고 수준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5월 수출 15.2%↓···15개월 연속 무역적자 기록 
경기지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건 수출 부진 영향이 크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 감소가 무역수지 전반을 어둡게 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보다 15.2% 감소한 52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73억7000만 달러로 36.2% 급감했다. 반도체 외에도 컴퓨터(-57.5%), 선박(-48.0%), 석유제품(-33.2%), 석유화학(-26.3%), 무선통신기기(-12%), 이차전지(-4.9%) 등 대부분 주력 상품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아세안(ASEAN), 유럽연합(EU), 중남미, 중동 등 6대 주요 지역에 대한 수출이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특히 대중 수출은 20.8% 줄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아세안에 대한 수출도 석유제품과 반도체 부진으로 21.2% 줄었고 미국에 대한 수출은 1.5% 감소했다.

지난달 무역적자는 21억 달러였다.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째 적자 행진이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17개월 연속 적자를 낸 뒤 가장 긴 적자 기조다. 

정부는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에는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 재고 소진 속도와 국제 에너지 가격 동향 등 변수가 많아 낙관하긴 이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상반기에 낮았으니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단하긴 어렵다"며 경기 사이클을 지켜보며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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