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 부실 터지나] 연체 가속화 못 따라가는 '공적 자금' 투입...내년 부실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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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12-0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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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銀 부동산PF 연체율 7% 육박...증권사 17.28%

  • "사업성 낮은 사업장, 내년 부실의 현재화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정부가 연말 부동산 PF 연체 가속화를 해결하고자 수십조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부동산 침체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만기가 도래하는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연쇄적인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부터 2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부동산 PF 연착륙'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연착륙 방법은 PF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유예‧감면, 채무 조정 등 크게 세 갈래다. 현재까지 부실·부실우려 사업장 91개사 중 66개사에 대해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공적 자금 투입은 부동산 경기가 안정된다는 전제 하에 부실을 미뤄 둔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 활황 당시 부동산 PF로 고수익을 내던 금융사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당시 정부는 PF 사업자 보증 지원 확대 등 '50조원+a'의 유동성 공급을 통해 건설자금의 대출·차환 리스크를 수습했다.

그러나 현재는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인 데다가, 부동산 PF 시장 회복 속도가 연체율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전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부동산 PF 연체율이 2% 초반대였으나, 2023년 6월에는 4% 내외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저축은행 상위 5개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7%에 육박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연체율이 지난해 말 10.38%에서 17.28%까지 폭등하며 부실 우려의 핵으로 떠올랐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확대됐다. 저축은행 32개사의 부동산 PF NPL 잔액은 2분기 3858억원에서 3분기 4124억원으로 늘었다. 연체 기간 3개월 미만으로 잠재적 부실 위험을 갖고 있는 '요주의여신' 또한 같은 기간 3조8187억원에서 4조7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체액은 같은 기간 3883억원에서 4483억원으로 늘었다.
 
본 PF로 전환하지 못한 '브리지론'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브리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본 PF 대출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고금리 단기 대출이다. 브리지론에서 착공 인·허가를 받아야 본 PF로 전환할 수 있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공사비 증가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자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만기를 연장하며 버티고 있는 사업장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대출 만기가 도래한 PF 사업장 10곳 중 7곳이 만기 연장을 택했다.
 
계속된 공적 자금 투입이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은 "시장 원리에 안 맞다. 정부가 나랏돈으로 부동산‧건설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부동산 거품이 있었을 때 마구잡이로 투자한 금융사들은 마땅히 부실을 인정하고 청산을 하는 게 맞는데, 거품이 꺼지지 않도록 지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내년에는 사업성이 낮은 지방 아파트 등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미분양 우려가 높은 고위험 사업장과 환금성(자산의 현금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부실우려 아파트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 규모가 2019년 이후 저축은행, 증권사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연체이자는 쌓이고 땅값은 떨어져 내년에는 손실이 더욱 불어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저축은행업권이 지난 10월 1000억원대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조성해 연체채권을 매각하도록 유도하기로 했지만, 현재 330억원 조성에 불과한 점도 우려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12월 중 2차 펀드 조성일을 정해서 진행될 예정"이라며 "부동산 관련 대출은 아직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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